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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Dec 14. 2022

나의 詩 와인색 코트를 샀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영혼을 사랑하는 것인지? 육체를 사랑하는 것인지?

와인색 코트를 샀다

                               이은희     



와인색 코트를 샀다.
눈은 내리는데 나는 하얀 한국 와인을 마셨고,
이후 酒를 마셨다.
그 청주는 이후 나를 마셨다.
너무 맑은 술은 너무도 맑아서 나를 한없이 해맑게 했다.
나를 사랑하는 그는 나를 너무 소중히 여겨주어서 고맙고,
나는 택시를 타고 그가 내린 후 내가 내리고 또 다른 그가 내렸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영혼을 사랑하는 것인지?
육체를 사랑하는 것인지?


나는 적어도 바보 같은 것인지도 모르게 나를 너무 아껴주기에 나를 건드리지 않는 그가 좋다.
그는 나를 갖지 못했으나 이미 가진 것,
내가 를 탐하지 않는 이를 좋아하는 것은 나를 향한 나의 연민인지? 아니면 세상을 향한 나의 착오인지...


나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이가 싫다.
나를 시험하는 이도 싫다.
그저 너른 마음으로 진리가 아닌 모순에도 웃어줄 수 있는 이라면
나는 나의 영혼마저 그에게 줄 것이다.
허나 나를 시험하는 이를 나는 결코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영원히 나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눈은 내리는데 나는 한없이 그 눈에 파묻히고
파묻힌 나는 다시 그 눈 속에서도 봄을 마련하고

다시 당신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리라.

와인색 코트가 나에게 꼭 맞는 것은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을 그날을 기다리는 봄 같은 나의 마음이리라.
나를 너무도 사랑하여 가만히 사랑해준 그 고운 마음을 차마 뿌리칠 수 없는 내 마음이리라.
나의 영혼을 사랑한다고 속삭여준 그대를 위한 나의 마음이리라.


그리하여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表이리라.



- 이 詩는 <와인색 코트를 샀다>의 초고입니다.

출간된 詩는 조금 다르답니다.^^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좋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 오랜만에 정말 잔뜩 취했다.

이 詩는 오늘 밤에 滿醉하여 방금(밤 9시 50분 즈음) 쓴 날것 그대로의 詩이다.

훗날 퇴고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대로 둘 것이다.




추신.

오늘 나의 고향에 있는 무등산에는 이렇게 눈이 쌓였나 보다.

김영래 선배님께서 나의 고향의 산 무등산을 찍어 오후에 내게 보내주셨다.

내 고향을 이리도 사랑해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도 감사한 밤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詩를 써야겠다.

부끄럽지 않은 詩人이 돼야겠다.


눈덮인 무등산 모습1
눈덮인 무등산 모습2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추신 3.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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