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색 코트를 샀다. 눈은 내리는데 나는 하얀 한국 와인을 마셨고, 이후 淸酒를 마셨다. 그 청주는 이후 나를 마셨다. 너무 맑은 술은 너무도 맑아서 나를 한없이 해맑게 했다. 나를 사랑하는 그는 나를 너무 소중히 여겨주어서 고맙고, 나는 택시를 타고 그가 내린 후 내가 내리고 또 다른 그가 내렸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영혼을 사랑하는 것인지? 육체를 사랑하는 것인지?
나는 적어도 바보 같은 것인지도 모르게 나를 너무 아껴주기에 나를 건드리지 않는 그가 좋다. 그는 나를 갖지 못했으나 이미 가진 것, 내가 나를 탐하지 않는 이를 좋아하는 것은 나를 향한 나의 연민인지? 아니면 세상을 향한 나의 착오인지...
나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이가 싫다. 나를 시험하는 이도 싫다. 그저 너른 마음으로 진리가 아닌 모순에도 웃어줄 수 있는 이라면 나는 나의 영혼마저 그에게 줄 것이다. 허나 나를 시험하는 이를나는 결코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영원히 나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나의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눈은 내리는데 나는 한없이 그 눈에 파묻히고 파묻힌 나는 다시 그 눈 속에서도 봄을 마련하고
다시 당신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리라.
와인색 코트가 나에게 꼭 맞는 것은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을 그날을 기다리는 봄 같은 나의 마음이리라. 나를 너무도 사랑하여 가만히 사랑해준 그 고운 마음을 차마 뿌리칠 수 없는 내 마음이리라. 나의 영혼을 사랑한다고 속삭여준 그대를 위한 나의 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