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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Apr 29. 2022

詩6 너와 나의 시간이 흘러간다

시간을 먹고 너는 시나브로 그렇게 차오를 테지...

너와 나의 시간이 흘러간다

                                                이은희



 를 훔쳐보는 너는 꽉 찬 바람을 담고 있었어. 멀리 낮게 깔린 회색 차양에 가려 가끔 너는 나를 볼 수 없었지. 하지만 난 또렷이 느껴 네가 다시 나를 보고 있을 거란 걸. 점점 너는 쇠약해갈 테지. 시간에 야금야금 먹혀가는 너는 언젠간 실눈을 뜨고 날 볼 수밖에 없어. 어느 순간, 아무리 네가 나를 보고 싶어 한대도 볼 수 없는 순간은 꼭 올 거야. 하지만 잠시간의 이별이야. 그렇게 너와 나의 시간이 흘러가겠지. 또 너는 금세 욕심을 부려가며 나를 다시 훔쳐볼 테지. 아무리 두꺼운 까만 커튼에 가려도 너의 시선은 절대 날 떠나지 않아. 다시 꽉 찬 바람을 담고 날 바라볼 테지. 시간을 먹고 너는 시나브로 그렇게 차오를 테지.



 - 이은희 시집 『아이러니 너』 中



2021년 10월 어느 가을 저녁, 보성에서 바라본 하늘...




이 詩는 2018년 12월 23일 저녁,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달을 보며 초고를 썼다.

개인적으로 나의 시집 『아이러니 너』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詩이다.





추신.

최용훈 작가님께서 이번에는 

나의 詩 <너와 나의 시간이 흘러간다>를 또 영역해 올려주셨다. 벌써 네 번째 詩이다.

감사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서 브런치 공유~♡

https://brunch.co.kr/@yhchoi90rw/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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