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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Feb 19. 2023

*우리 슈슈~~♡

러시안블루 우리 슈슈 이제 엄마 딸 다 됐지...

러시안블루 우리 슈슈

2023년 2월 19일 평안한 주일 오후에...


포켓몬도 잡을 것처럼 용맹한 우리 슈슈~~♡


사랑스러운 러시안블루 우리 슈슈가 평택의 미군기지 근처에서 길냥이로 생활을 하다가 우리 집으로 온 지도 이제 2월 25일이면 만 1년이 된다.

맨 처음 집에 왔을 때는 뒷발톱이 기형처럼 망가졌었고, 앞발톱은 닳고, 핏기가 보였으며 발바닥에도 상처들이 있었고, 핑크젤리도 매우 딱딱한 상태였다.

털은 듬성듬성하게 푸석푸석한 상태였으며,

물론 몸무게도 3킬로가 조금 못 나간 상태였었다.


지금 우리 슈슈는 몸무게도 5~6킬로 정도가 나가고, 털은 그야말로 탐스러운 밍크처럼 잿빛의 윤기가 돈다. 발바닥의 젤리 역시 회복돼서 말랑말랑 부드럽다.


원래 아들들이 그렇게도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지만 모든 것이 나의 일거리가 될 거란 생각이 있어서 아들 둘 키우기도 벅차던 나에겐 전혀 상상조차 못 하던 일이 지금은 일어난 것이다.

아마도 나와 우리 슈슈가 만날 운명이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내 마음에 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에게 슈슈는 반려동물이 되었고, 나의 막내딸이 되었으니까...

밖에 나가 있다가도 이제는 아들들 보다도 슈슈가 더 보고 싶을 때가 고, 슈슈를 위해서도 종종 나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도를 해주곤 한다.




2022년 12월 5일 오전 10시 23분, 슈슈 뒷모습


지난 2022년 12월 5일 오전에 창밖을 바라보던 우리 슈슈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며 나는 생각했었다.


무엇을 저리도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 슈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도로에 지나는 자동차들, 길 옆에 심어진 가로수들, 종종 무리 지어 하늘을 나는 겨울 새들, 파란 겨울의 하늘과 그 하늘로 흩어지던 구름을 보고 있었까?

어느 날 어떤 기억을 하고 있는 걸까?

슈슈도 나처럼 때론 고독하고, 때론 누군가가 많이 그리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우리 슈슈는 엄마도 빨리 떨어지고, 길냥이 생활을 하며 평택의 미군기지 근처의 허름한 빌라 실외기를 둔 공간에 작은 몸 하나 지키기 위해 스스로 둥지를 틀고 더운 7~8월의 땡볕과 실외기의 열기를, 12월과 1월의 강한 추위를 그곳에서 홀로 견뎌냈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다.

그런 슈슈였기에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는 먹을 것을 주면 주는 대로 다 먹어치웠고, 잠시 잠을 자다가도 방심하지 않고 깨던 것을 기억한다.

물론 지금은 세상모르고 잘 때도 지만...

오늘은 곧 다가오는 슈슈의 1주년을 기념하며 이렇게 브런치에도 글과 사진을 미리 올려본다.





추신.

슈슈가 우리 집에 온 지 4개월이 조금 못되었을 때 써둔 아직은 詩가 되지 않은 나의 메모를...


2022년 6월 15일 수요일 오전 10시 35분


우리 집은 정말 완벽한 동향,

우리 슈슈는 해 뜨는 6시 전부터 햇살을 받으며 확장된 거실 베란다 창틀 사이에서 일광욕을 하지.


오늘은 비가 오는 날,

나의 침실문을 닫아 두니

어디 있을까?

우리 슈슈는 비가 와서, 햇살을 쪼일 수 없으니

큰아들 방 침대에서 졸고 있네.

역시 이제 슈슈는 엄마 손바닥 안이야..


종종 집에서 찾기 어려워 이방. 저 방 찾으러 다니기도 하지만 이제는 내 짐작이 어찌 이리 잘 맞는지..

해 질 녘에는 꼭 아들방 서쪽 창문틈에서

잘도 자는 우리 슈슈~~♡


추신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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