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시들 中 오늘 이 詩 한 편...
첫새벽에 바친다 내
정갈한 절망을,
방금 입술 연 읊조림을
감은 머리칼
정수리까지 얼음 번지는
영하의 바람, 바람에 바친다 내
맑게 씻은 귀와 코와 혀를
어둠들 술렁이며 鋪道를 덮친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한 텃새들
여태 제 가슴털에 부리를 묻었을 때
밟는다, 가파른 골목
바람 안고 걸으면
일제히 외등이 꺼지는 시간
살얼음이 가장 단단한 시간
薄明 비껴 내리는 곳마다
빛나려 애쓰는 조각, 조각들
아아 첫새벽,
밤새 씻기워 이제야 얼어붙은
늘 거기 눈뜬 슬픔,
슬픔에 바친다 내
생생한 혈관을, 고동 소리를
- 한 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中
최근 (2024년 10월 30일) <첫새벽>을 낭독했다.
그 낭독도 추가해 본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 강,
그리고 좋아하는 詩 <첫새벽>
자꾸 소리 내서 읽게 되는 그런 詩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느낌으로 새벽을 맞은 적이 있었으리라.
겨울 새벽, 감은 머리칼과 정갈히 씻은 얼굴에 와닿던 깨질듯한 바람의 그 감촉을,
그리하여 새벽을 깨우던 심장의 고동 소리를...
몇 해 전 김 모(시인, 소설가) 선생님께서 카톡으로 선물하셨던 새벽의 모습이다.
아니, 실은 새벽인지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물론 선생님께 직접 물으면 답을 들을 수는 있으리라. 그러나 묻지는 않기로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나의 느낌이니까.
왜인지 나는 한강 시인의 <첫새벽>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사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추신. 이은희 시인의 연재 브런치북
추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