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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Aug 20. 2022

詩 첫사랑

가슴엔 남 몰래 간직해둔 선홍빛 사랑 하나가 수줍게 고개를 든다.

첫사랑

          이은희



가지 끝

까치밥으로 남은

붉은 감의 기다림처럼


손톱 끝

조금 남은 빠알간 봉숭아 물

조마조마한 떨림처럼


갑자기 매워진

바람의 손길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몸을 맡기고


찬 초저녁

하늘엔 그린 듯 걸린

하이얀 초승달!

‘저 달에도 그 바람이 지날 테지…….’


그 무렵,

가슴엔 남 몰래 간직해둔

선홍빛 사랑 하나가

살며시 미소 띠며

수줍게 고개를 든다.



이은희 시집 『소소한 일상이 주는 작은 행복 』 中







이 詩는 2009년 11월 17일 화요일 저녁에서 밤사이 그 바람을 맞으며 초고를 썼다.

아직도 그 바람의 느낌은 살면서 문득문득 나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이 詩는 2011년 가을 문인협회 시화전에 출품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직도 집 식탁 쪽 벽에 걸린 2011년 문인협회 가을시화전 작품~~


나의 詩 <첫사랑>을 최용훈 작가님께서 영역해서 올려주셨다.

https://brunch.co.kr/@yhchoi90rw/1020




추신.


추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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