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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15. 2021

Money Never Sleeps?

지나가는 생각들

Note: 금융, 투자, 증권 등의 search word 를 선택하지 않고 추억, 뉴욕, 그리고 직업이라는 keyword 를 골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내용은 투자 쪽에 대한 것이지만 실제는 아니기에. 


Retail 은행 (일반은행: 신한은행, say) 에 가면 개인고객을 위한 counters, 그리고 기업고객을 위한 desks 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안쪽으로 보면 신한은행의 investment affiliate 인 신한투자증권 사무실이 있습니다. 이쪽 retail 쪽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 쪽 investment office 는 브라운 색 나무장식으로 멋지게 치장되어 있으며, 여기저기 golden lettering 으로 이 투자증권사의 위엄을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사무실 안에 보면 꽤 비싸보이는 suit 을 입은 30대 중반의 investment advisor 가 앉아있고, 아주 비싸보이는 시계와 여러 장식들이 마호가니 책상 여기저기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습니다.


제겐 익숙한 setting 이지요. 뉴욕에 본점을 둔 C은행의 어느 지점에서 assistant branch manager로 근무하고 있었을 때, 지점 내 바로 저렇게 치장된 사무실에 꽤 값이 나가는 suit 을 입고 은행고객들을 상대로 투자상품을 소개하고 매매해 주었던 investment advisor 를 친구처럼 가까이 알고 지냈었습니다. 매일같이 자기 일에 불평불만을 늘어놓던 Mohammed 라는 이름의 이 사람, 저보다는 10살은 더 많았었지요. 하지만 2년째 이 retail 은행의 floor 에서 일반 은행상품과 직원관리를 2년간 하고 있던 저는 그가 그렇게도 부러웠었습니다. 언젠가는 Mohammed 처럼 되야겠다라는 각오를 그 때쯤 했었습니다. 그 이후 2년이 지나 그렇게 원하던 소원을 이루게 되었고, 소위 retail 에서 investment 로의 신분상승을 했지요. 많이 올라온 듯 했지만 실제 Wall Street 에서 일하는 broker 나 trader 는 아니었습니다. 요즘에는 완전히 다른 landscape 지만, 당시에는 맨해튼 Financial District 에서 일을 하는 자들만이 진정한 그들이었지요. 겉은 그래보여도 실제 Wall Street 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지요. 이 부분이 매우 부끄러웠고 억울하기까지 해서 그 다음엔 수년간 고생과 노력을 한 후 드디어 원하던 prop trader 가 되긴 했습니다 - 그것도 당시 미국 내 No. 2였던 곳에서. 지금은 그 때와는 꽤 많이 다른 생활을 하고 살지만, 그때가 자주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허세를 부리느라 911 Targa 까지 타고 다니던 그 때.


지난 목요일, 신한투자증권 사무실에 앉아있는 그 사람을 보니, 고객과 대화를 하면서 허세도 부리는 듯 하고, 아주 자신감있어 보였고, 하는 일에 만족한 얼굴로 보이긴 했습니다만, 아마 이 친구도 여의도에 나가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한 편으로는 측은해보였습니다. 그것도 한국이란 작은 나라에서, 그것도 강남이란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 아무것도 아닌 그 곳에서. 그래도 그는 한국의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부유하게 사는 축에 속하니, 가족을 먹여살리는 일에는 어려움이 없겠지요. 만약에 그가 불평을 하고 산다면 그는 정말이지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약간은 냉소적인 관점으로 본 지난 주 오후의 어느 한 풍경이었습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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