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Independent Film 으로 제작되었으며 촬영에 든 총 소요시간이 고작 15일이었던 영화인 "10 Items of Less (2006)" 는 보면 볼수록 애정이 가는 작품입니다. The Sunset Limited (2011) 처럼 영화 내내 두 명의 배우만 나오는 영화는 아니지만 - 하지만 이 두 명이 Samuel L. Jackson 과 Tommy Lee Jones 였습니다. 대단하지요 - 10 Items of Less (2006) 에도 대사가 주어진 배우들의 수를 세자면 일곱명도 안 됩니다. 하지만 주연은 Morgan Freeman 과 Paz Vega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여배우 중 한 명이라는군요) 였고 주연급 조연으로는 Jonah Hill 과 Danny Devito 가 잠깐 얼굴을 보였지요.
제목도 마음에 듭니다. 10개 이하 구입한 사람들만 계산하는 카운터... 영화 이야기는 아니나 사람들은 가끔 11개를 가져와서 계산을 해달라고 우깁니다. 때로는 카트 하나 채워서 당당히 줄을 서기도 하지요. 욕심에, 바쁘다못해 숨이 막히는 세상의 단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UUlkNToh9c
영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난 4년간 공백기간을 가진 배우 Morgan Freeman (본인으로 출연합니다) 이 공백을 깰 첫 작품을 찾던 중, 이름도 없는 어느 독립영화사의 제안을 받고 어느 외딴 지역에 있는 큰 마켓으로 탐방을 나갑니다. 그곳에서 어느 히스패닉계 cashier (Scarlett: Vega) 를 만나게 되지요. 그녀는 소량계산대에서 일을 하는, 고작 20대 후반으로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지만 삶이 여러 방향으로 막힌 상태입니다. 마켓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던 Freeman 이 영화사 직원이 돌아와야 할 시간에도 돌아오지 않자, 이를 두고 걱정이 된 Scarlet 이 자신에게는 매우 중요한 인터뷰 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Freeman 과 같이 다니기로 결정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우연히 엮이게 되어 오후시간 내내 샤핑부터 시작해서 점심을 같이 하고 세차까지 하며 지내게 되지요. Freeman 은 Scarlet 이 오랜 시간 준비했던 어느 한 건설회사 비서직 인터뷰까지 동행하며 자신감과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보다 느끼는 생각은 이 두 사람간의 대화가 매우 private 하다는 느낌입니다. 엿듣는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랑, 동정, 연민, 아쉬움 등도 가득한, 여러 느낌이 섞여 있습니다. 따스하기는 하나 꽤 외롭습니다. 아래 대사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Freeman: I sit here in this car,
with somebody I hardly know,
in a section of town I haven't
a fuckin' clue where I am.
Don't know my phone number,
don't know what day it is.
I don't think I even have
a real friend I could call.
And I realize that I could just...
disappear. Just... disappear.
Scarlet: I don't have any friends.
Freeman: I know you don't.
Scarlet: I never had them.
Freeman: Never, at no time.
And I know everybody.
Scarlet: I could be your friend.
Freeman: No, you couldn't.
세상에 이 두 사람밖에 없는 듯한 느낌. 하지만 이들이 이 영화 내내 지나온 여정에는 참 따스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끝으로 갈수록 이 feeling of isolation 은 과연 저만 느끼는 것일까요?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을 함께하며 오후시간이 순식간에 지나 어느 덧 저녁이 되어가고, Freeman 은 Scarlet 의 고물차를 타고 집이 있는 Brentwood 로 향합니다. 이 여정, 반나절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처음은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던 이 두 사람은 반나절의 시간을 통해 놀랍도록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삶이 쉽지 않은 20대 후반의 여자와 국제적으로 유명한 60대 영화배우가 함께 한 반나절동안의 여정 - 영화 내내 이 두 사람간에는 그 어떤 미묘한 감정도 보여지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날 이후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아래는 이 영화의 soundtrack 중 하나인 Paul Simon 의 "Duncan"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영상입니다. 영화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되었고, LA 의 석양을 앞에 두고 이 두 사람이 도시로 운전하며 들어가는 장면이지요. 노래의 가사와 해당 영상이 매칭되지는 않지만, 도시의 어두운 구석이나 변두리 지역이 나오는 장면에는 왠지 Paul Simon 의 노래가 매우 어울리는 경우가 참 많더군요. 아마도 감독도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장면에서의 이 노래는 전혀 어울리지 않기에, 아마도 제 추측이 맞을 듯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OcynDehRHU
Couple in the next room
bound to win a prize
They've been going at it
all night long
Well, I'm trying to get some sleep
But these motel walls are cheap
Lincoln Duncan is my name
and here's my song
Here's my song
My father was a fisherman
My mama was a fisherman's friend
And I was born in the boredom
and a chowder
So when I reached my prime
I left my home in the maritimes
Headed down the turnpike
for New England
Sweet New England
Holes in my confidence
Holes in the knees of my jeans
I was left without a penny
in my pocket
Ooo-Weee I was about
destitute as a kid could be
And I wished I wore a ring
so I could hock it
I'd like to hock it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