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you know, you fit the profile exactly...in your 30s, house, kids, financial responsibilities. Sometimes it feels like you gave up the whole world. I know that. But look what you got. Look at that: four bedrooms, two-and-a-half baths, a partially finished basement. And good kids! (봐봐, 너나 나나 30대에, 집 하나에, 애들에, 돈을 벌어야 하는 그런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지. 너나 나나 간혹 세상을 포기한 듯 살지만, 너네 집 봐봐! 침실 4개에, 2개 반짜리 화장실에, 지하실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고 말이지. 애들은 또 얼마나 좋냐?)
12월 24일 전 (so called Christmas eve: 크리스마스는 사실 12월 25일이 아니지요?)에 이 영화를 올리고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성공했군요. The Family Man (2000)" 중 제가 고른 어느 대사로 시작하면서 이 영화를 소개합니다. Jack의 친구인 Arnie (Jeremy Piven 이 연기)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Jack에게 조언을 하는 대사 (장면)이지요.
이야기는 간략하게 이렇습니다: 탁월한 IB로 화려한 싱글의 삶을 살던 Jack 이란 인물이 있습니다. 맨해튼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Ferrari를 몰고 다니며, midtown에 있는 작지만 막강한 IB firm에 president로 근무하며,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mega M&A 딜을 앞두고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일만 하던 Jack 은 퇴근길에 우연히 한 천사를 만나게 되지요. 그에게 무심코 던진 말 ("I have everything I need.") 때문에, 하룻밤 꿈속이었지만 Jack 은 그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 그것도 IB 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꿈에서 본 그의 삶이란 - 20여 년 전 애인인 Kate와 꿈속에서는 결혼한 사이로, 귀여운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지요. Jack 은 장인이 주인으로 있는 큰 타이어 가게 관리자로, 아내인 Kate는 뉴저지 작은 타운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하루하루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맨 위의 대사에 나타난 것처럼 아주 평범한 30대 중후반 가족이지요.
Jack과 Kate 가 꾸린 가족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삶을 살면서 사랑의 무게감,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돈이라는 것의 양면성도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아주 깊이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명작이라는 생각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멋진 Tea Leoni 가 Nicholas Cage의 아내인 Kate로 나오고, 이 두 사람의 부부연기는 정말이지 참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는 참 잘 만든 작품입니다. Nick Cage의 작품들 중에서도 아마도 가장 잘 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두 배우 모두 너무나 각자의 배역을 현실처럼 참 잘 살아주었어요.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꼭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On a personal note, 이 영화 "The Family Man (2000)"을 처음 본 때가 35,000 ft 상공이었습니다. 2001년 4월이었고, 한국을 출발하여 뉴욕에 도착하게 되는 KAL 편이었습니다. Brunch 글들 가운데 "재회"라는 시리즈에 이 영화를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의 20년 만의 한국 방문, 그리고 제 첫사랑과의 19년 만의 만남을 뒤로하고 New York으로 오던 하늘길 - 이 영화가 아주 강렬하게 제 머릿속에 남았음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때만 해도 그 사람과 작별을 하고 돌아오면서 본 이 영화에서의 Tea Leoni는 바고 그녀처럼 생각되었고, 바로 그녀와 결혼까지도 할 듯한 느낌이었이며, 사실 우리의 열정도 특별했지요. 하지만 그녀와의 일들도 그 후 1년도 되지 않아 마침표를 찍었고, 이 영화를 지난 십여 년간 열 번 이상 보았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본 그때 느꼈던 그 강렬함과 소원, 그리고 Tea Leoni, 아니, 그녀의 이미지들은 해가 갈수록 희석되었고, 지금 현재, 2021년에 다시 보고 있는 이 영화는 그때와 같은 감정을 전혀 가져다주지 못하는군요. 하지만 사적인 느낌에서 벗어나서 볼 때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다른 유사한 영화에 비교할 수 없습니다. 참 잘 만든 영화입니다. 개인적인 association 이 있다면 더 그렇겠지요?
The Family Man (2000)의 한 장면: Nicholas Cage와 Tea Leoni의 결혼기념일 저녁 식사 장면입니다. Tea Leoni와 같은 아름답게 어울리는 단발머리를 가진 여성이 있다면 주저 없이 Propose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이 두 사람의 명대사를 아래 올려봅니다 (대사 중 언급되는 Dean and Deluca는 이제 문을 닫았지요. 이렇게 또 세상은 좋지 않은 쪽으로 변해갑니다):
JACK: I’m taking my baby out for an anniversary. Damn the cost.
KATE (whispering to Jack): Not bad for a tire salesman from New Jersey...
JACK: I have my moments...
JACK: I remember I used to walk to work, and uh, I had a warm bialy in my hand, and a hot cup of coffee from Dean and Deluca, the crisp feeling of the Wall Street Journal, the smell of leather from by briefcase, I used to be so sure about everything, confident, you know? I knew exactly who I was and what I wanted.
KATE: I think about it, too, I do. I wonder about what kind of life I would have had if I hadn’t married you...
JACK: I’m sure that right now, there’s nowhere else I’d rather be than here with you...
살면서 힘들었던 때가 누구나 있지요. 주관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내가 더 힘들었다 또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등의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주변이 어렵거나 또는 제가 좀 힘들 때, 이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꽤 많이 편해지더군요. Jack 이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사실 이 영화를 보셨어야만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 남은 볼링 핀 몇 개를 처리하기 전 혼자 되뇌는 부분입니다:
You're Jack Campbell.
You're better than the sport.
You shot the rapids in Kanai.
You ran with the bulls in Pamplona.
You've jumped out of an airplane over
the Mojave Desert, for Christ's sake.
You can do this.
You can do this.
친구인 Arnie의 역할 또한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외도로 번질 수 있는 Jack과 동네 이웃 여자인 Evelyn 과의 관계에 적극적인 조언으로 Jack 이 행여나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지요.
친구의 조언으로 외도의 유혹을 뿌리친 Jack 이 예전 아내의 생일파티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감회(?)에 젖는 모습 또한 결혼이란 체계의 미약함과 동시에 강함을 잘 알려주는 듯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뉴저지의 삶을 뒤로하고 20년 전 꿈꾸었던 IB 로의 career를 시작하고픈 남편을 보며 아내인 Kate는 아래와 같은 고백을 합니다. 아, 그저 감동이라는 말뿐 다른 표현이 없군요:
KATE: When you got on that plane I was sure it was over. I left the airport afraid I’d never see you again. And then you showed up the very next day... (a wistful smile) That was a good surprise... I think about you on that plane, about what must have been going through your mind... you sitting there imagining our life together, our life apart... I think about the decision you made... Maybe I was being naive but I believed we’d grow old together in this house. That we’d spend holidays here, have grandchildren visit us here. I had this image of us all grey and wrinkly, me working in the garden, you repainting the deck...
KATE: Things change, right? People change... (pausing) If you need this, Jack, I mean really need this, I will take these children from a life they love, and take myself from the only home we’ve ever shared, and move wherever you need to go. I’ll do that because I love you...
KATE: I love you, Jack. And that’s more important to me than our address... I choose us.
금융계에 있으면서 잘났다고 생각할 것도 없다는 것을 생각한 지가 오래됩니다. 오히려 돈의 노예가 되면 더 되었지, 이쪽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좋은 것이 사실 뭐 있을까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영화에서 Jack 이 아주 멋진 대사를 던져 줍니다:
JACK: "Business is business. Wall Street, Main Street. It's all a bunch of people getting up in the morning, trying to figure out how they're going to send their kids to college (월스트릿이나 메인스트릿이나 별다를 거 없습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서 애들을 어떻게 대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걱정하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Roger Ebert는 그다지 좋은 평을 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좋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The heart of the movie is his gradual realization that his other life has somehow disappeared, that he's now a family man, that he has been granted the opportunity to experience all that he missed by putting his career ahead of personal goals. I always wonder, in movies like this, why the hero has been transferred into the alternate life but has retained the original memories--but of course if he had the alternate memories, he wouldn't know anything had happened.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뉴저지의 샤핑몰, 양복가게, 볼링장, 주택단지의 길거리들이,맨해튼의 사무실, 건물들, 자동차들보다 더 많은 매력을 발산하는 그런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