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했다. 상담을 하고 난 후나 그들과 만남 이후에 혼자 남겨진 마음은 늘 개운치 않았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람 만나는 것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인가 보다 했다. 내 체력을 탓하며 감정을 꾹꾹 눌러두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알 수 없는 무거움, 그 묘한 버거움을 그제야 알게 됐다. 모든 상황을 이성적으로 인식하기 이전에 신기하게도 마음이 먼저 알아보았던 것이다.
누군가 딱 알맞은 설교 내용을 공유해 주어 기록해 본다.
“양은 순진하고 무지합니다. 모퉁이만 돌아도 다시 돌아갈 길을 못 찾을 정도로 한 치 앞도 못 보지요. 또 얼마나 겁이 많은지 사람이 들어 올리면 벌벌 떨고, 극도의 두려움이 치달으면 코피까지 쏟아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목자의 음성만큼은 기가 막히게 알아듣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절대 안 움직이는데, 목자가 부르면 저 멀리서도 목자에게 달려옵니다. 이건 하나님과 나의 관계와 같습니다. 우리가 진리가 아닌 비진리를 만날 때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을 받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또 정상인 것입니다.”
알아챈 거짓의 모습들은 너무나도 적나라했고, 한 치 앞을 못 보고 경거망동 돌아다니던 양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제야 목자의 음성을 찾아 두려움에 떠는 양은 발광하듯 내달리고 또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