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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한 진실 그리고 두려움

by 아카씽


모든 것들을 알게 되었을 때 배신감도 컸지만 두려운 마음이 가장 컸다.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들이 우리 집 문을 언제 두드릴지 모를 일이었다. 문 앞까지 못 오더라도 꼭 멀리서 날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간 그들과의 만남 속에 함께 있었던 내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이 상황을 냉철하게 보아줄 감사한 사람들이 내게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 두려움이야. 더 이상 속지 마. 널 속인 그 사람들이 두려워해야지!"

두려움의 공포가 나를 휩싸고 주저앉았을 때 엄마의 단호한 말이 나를 바로 세웠다. 그들이 원하는 두려움에 맞서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한결 씻어내고 상황을 똑바로 보아 가면서도 끝까지 놓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그 언니. 언니가 그 사이비일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끝까지 그 언니만은 아닐 거라고 믿고 또 믿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가 덜 비참해지길 원했던 것일까?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일까?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마음으로 괴로울 때 뜻 밖에 한통의 연락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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