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참 흐뭇하다. 특히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손을 잡고 쫑알쫑알 이야기도 하고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깔깔대는 몸짓이 사랑스럽다.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남편과 나는 약속이나 한 듯 핸드폰부터 꺼낸다. 그리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철컥철컥 눌러댄다. 꼭 남겨야 할 예쁜 장면이니 말이다.
재작년 넷이서 여행 갔을 때 일이 떠오른다. 당시 둘째인 찰동이는 첫 비행이기에 설렘으로 한껏 들떠 있었다. 비행기 좌석에 신나게 앉아 재잘대기를 한참이던 그때. 우르릉~ 이륙을 하려는 비행기는 전에 없던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잔뜩 긴장한 찰동이는 "무셔~무셔~" 무서움을 호소했다. 그 몸짓에 첫째 찰랑이는 곧바로 반응했다.
"손잡아줄까?"
즉각 알아채준 다정함으로 동생의 떨리는 손을 꼭 잡아준다. 이내 부웅~ 날아오른 비행기와 함께 두려움도 저 멀리 날려 보내버린 듯 찰동이는 노래를 부른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이에 기다렸다는 듯 찰랑이 역시 다정함으로 함께 노래한다.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손을 꼭 쥔 채로 웃는 모습에 마음이 포근해졌다.
사실 나도 비행기가 이륙할 때마다 늘 무섭다. '이번 비행이 무사하길, 이번 여행에 그 어떤 위험도 틈타지 않고 안전하길' 아이들 앞에 괜히 내 두려움을 들키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마음속으로 기도를 되뇌곤 한다. 두려움에 솔직하고 다정함으로 서로를 품어주는 그들의 세상에 왠지 멋쩍었다. 어느새 무장해제된 나의 긴장도
저 멀리 날려 보내며 아이들 손에 함께 내 손을 포갠다.
그렇게 포개진 두 아이의 손을 살포시 어루만지며
이미 좋은 우리의 여행에 감사 기도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