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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는 소신

엄마의 말 한마디의 중요성

by 아카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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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입학하면 학생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홈페이지가 있다. 거기에 필요한 사진을 찍는다기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하교 후 아이와의 대화가 너무 재밌었다. 간단히 아이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사진을 찍을 차례가 되어 찰랑이는 활짝 웃었단다. 그런데 당시 앞니가 4개나 없는 상태.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면 (아마도) 6년은 쓰일 터라 선생님은 배려하셨던 거 같다. 선생님은 입을 다물고 미소만 짓자 했지만, 당당하게 찰랑이는 "선생님, 저는 이 보이고 웃는 게 예뻐요~ 엄마가 그랬어요."라고 했단다. 결국 활짝 웃으며 찍었다는 생생하고도 신나는 아이의 말에 한참 웃음이 났다.


사실 찰랑이는 6살 무렵 앞니에 과잉치가 났다. 그 크고 과격한 과잉치가 예쁜 아이의 얼굴을 어찌나 다른 얼굴로 만드는지. 그 불청객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 녀석 새로 나올 영구치까지 위협하고 있는 게 아닌가. 결국 흔들리지도 않는 유치와 과잉치를 제거했고 앞니 양 옆으로 유치까지 빠져버렸다. 그렇게 찰랑이는 세상 귀엽기도 하지만 놀리고 싶은 얼굴이 되었다. 흔들리지도 않는 이를 미리 뺐으니 근 1년은 앞니가 휑-한 채로 지냈다. 그런지 한참 되다 보니 사진을 찍을 때 활짝 웃던 찰랑이는 한 번씩 앞니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입을 다물고 어색하게 웃는다던가 자신 없는 표정. 자기 딴에는 앞니 없는 모습이 좀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그런 모습에 한마디 해주었다.

"찰랑아~ 활짝 웃어~ 우리 아들은 입을 열고 활짝 웃는 게 너무 예쁘더라"

지나치듯 무심히, 마음을 실어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 그 말이 찰랑이의 마음에 묵직이 새겨졌나 보다.


아이에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깨닫는다. 툭 가볍게 던진 말도 아이는 꽉 움켜줘 마음에 눌러 담는다. 나도 모르게 휘~ 내뱉은 숨조차 아이에겐 폭풍의 바람처럼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작고 여린 나의 아이에게 오늘도 쉬이 말을 전하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몇 개월 뒤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확인했다. 웃을 때 특유의 반달눈과 휑한 이를 자랑하며 신나게도 웃는 찰랑이.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어쩌면 고학년이 될 때쯤엔 찰랑이도 사진이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그때 또 무심히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을 붙잡아 주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사진을 보고 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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