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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킴 코치 Jul 21. 2023

통증이 완화되면 재활은 끝나는 걸까?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0. 서론


 A라는 대학생이 대학교를 3년 다니다가 1년을 휴학했습니다. 휴학하는 동안 공부는 안 하고 푹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복학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대학교에 다시 복학했으니 그동안 공부를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A의 머릿속에는 3년 동안 공부한 내용이 다시 돌아올까요? 아마 많이 까먹을 것입니다.




1. 통증의 완화와 신체 기능의 회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휴학의 원인은 통증, 휴학으로 쉬는 기간은 통증으로 인해 활동을 줄이는기간, 복학은 통증이 사라진 후 다시 이전처럼 활동량을 늘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회복되지 않은 신체 기능을 까먹은 공부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통증만 사라지면 끝이 아니고, 통증과 기능의 회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학해서 다시 배운 내용을 복습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다시 운동을 통해 움직임을 복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습을 제대로 안 한 상태로 수업을 들으면 이해가 힘들고 좋은 점수도 받기 힘들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예요. 운동을 통한 제대로 된 기능 회복 없이 이전과 같은 강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부상의 재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통증 완화와 함께 기능 회복을 위한 운동이 왜 중요한 지 아래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2. 조직들은 우리 몸에 가해지는 부하에 적응한다. 그런데 아프다고 그냥 쉬어버리면?


 헬스장에 가서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탄탄한 근육들을 볼 수 있습니다. 뼈도 단단해지고요. 리프팅을 즐기는 분들의 힘줄은 더 단단해지며, 스파이크를 위해 점프를 해야 하는 배구 선수들의 힘줄은 힘의 흡수 및 방출에 용이해집니다. 이러한 조직들의 변화는 우리 몸이 몸에 가해지는 부하에 적응하며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우리 몸의 적응 능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다만, 이러한 적응이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몸을 움직이지 않거나 부하를 견디는 일이 적은 경우 근육, 힘줄, 인대, 뼈 등이 더 강해지고, 단해지고, 탄력 있게 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 정도만 수행할 수 있는 몸으로만 있게 됩니다.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죠.


 그런데,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어딘가 부상을 당해서 통증이 있어서 의도적으로 움직임을 제한한 경우죠. 당연히 조직의 회복을 위해서는 이러한 움직임 제한이 필요할 때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려주고 운동을 통해 부하에 적응할 수 있게 단계적으로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일까요? 재활 운동을 필요로 하는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 많은 회원님들은 물리치료와 처방받는 약만을 맹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통증이 완전히 없어져야 재활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염증, 부종 관리가 된 후에 우리는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점차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하기 위해 꾸준히 움직여주어야 합니다. 심지어 어느 정도 통증을 감수하면서까지요.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줄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왜 굳이 통증을 참으면서까지 다친 부위를 움직여줘야 할까요?


 바로 이 시기에 내 움직임, 견디는 부하에 맞게 조직이 리모델링(remodeling)되며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무작정 통증이 느껴진다고 쉬어버리면 인대나 힘줄 등의 조직들은 과도하게 뻣뻣해지거나 더 큰 부하를 견딜 정도로 강해지지 않게 됩니다.


 근육들 또한 뻣뻣한 힘줄, 인대 등으로 인해 가동 범위가 감소한 관절에 적응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의 신경계는 "Use It or Lose It" 법칙을 따릅니다. 운동을 통한 적절한 적응이 동반되지 않으면 여러 이유로 부상 이전에 적절하게 수행했던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즉, 적절하지 못한 재활은 우리 몸의 하드 웨어와 소프트 웨어 모두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 염증반응 이후부터 조직의 리모델링까지 점진적으로 범위와 부하를 늘려야.


3. 안 아플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병원에서의 충고


 저는 재활 때문에 상담을 오시는 분들에게 필수적으로 물어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의사 선생님께서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신 것이 있나요?"입니다. 도수치료사, 운동사 선생님들을 거쳐 센터로 오시는 경우는 괜찮은데, 아무래도 비용 때문에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만 받고, 물리치료만 몇 번 받고, 약만 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보다 공부를 몇 배는 잘하셨을 것이고, 많이 하셨을 것이고, 실제로 이 나라에서 '신'으로 취급받는 의사 선생님들이지만 , 사실 운동을 시키는 트레이너로서 환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충고를 드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은 고려하지 않으며 "낫기 전까지 그냥 쉬어라", "이런 동작은 절대로 하지 마라"와 같은 극단적인 충고들이 대부분이죠.


 이러한 충고를 듣고 움직임을 극단적으로 줄여서 말 그대로 '통증은 완화되었는데 기능은 회복되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추후 운동을 통해 조직들을 리모델링하고 움직임을 재학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너 입장에서 가장 씁쓸한 경우는 의사 선생님의 충고 때문에 운동에 두려움을 느끼시거나, 트레이너가 제공하는 정보나 트레이닝에 의심을 품으실 때 입니다. 위에 적은 것처럼 재활PT 시 약간의 통증을 감수하며 강도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못 믿겠다는 눈빛, "아니 의사 선생님이 이거 하지 말라고 했다니까요?" 같은 날카로운 말들 때문에 김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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