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다가도 문득 묻는 날이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12월 4일 목요일 문장밥
오늘은 문장만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하고 싶습니다. 정혜윤 작가 님의 <책을 덮고 삶을 열다>를 틈틈이 조금씩 읽고 있는데요,
제가 책방을 운영하며, 글을 쓰며 살아가는 이유와도 너무 맞아떨어지는 문장을 계속 만나고 있거든요.
우리 인간은 MBTI나 사주팔자, 학벌, 자산 가치만 궁금해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 반드시 의미를 묻는다. 사는 것이 힘들고 공허할 때, 쓸쓸할 때 묻는다. 거울을 보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택시의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도 묻는다. 잘 지내고 있다가도 문득 묻는 날이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지금 제대로 사는 건가?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선장은 이런 생각을 한다. “세속에서 느끼는 가장 큰 행복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무의미한 하찮음”이 도사리고 있고 “모든 슬픔의 밑바닥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도사리고” 있다. 인간은 의미에 대한 질문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뭔가를 계속하려면 뭔가가 필요하다. 그 뭔가가 무엇인지 모르니 우리는 의미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뭔가는 끝까지 쫓아가봐야만 알 것도 같다. 어쩌면 의미는 몰라도 살아가게 하는 낙, 기쁨이 뭔지는 알고 살 수 있다. 선장은 의미에 대한 이 대답 없는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심오한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여러분은 그런 순간을 마주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얼마 전 가을에 진입할 때 읽기 시작했다가 놓아두었던 <모비딕>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긴 겨울이 될 테니, 틈틈이 여행하듯 잠수하듯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문득 찾아오는 질문의 순간,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문장밥을 마칩니다.
내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