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terry Mar 10. 2023

퇴사했습니다.

첫 번째 회사를 마칩니다. (2018년~2023년)

 - 가족의 일을 돕기 위해서 퇴사를 결정했던 날을 기억합니다. 퇴사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했었지만, 번복하여 퇴사하게 되었죠. 당시 완전히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생각이 도저히 정리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여겨 모든 사항들을 전부 다 적어본 뒤 점수로 평가했습니다. 퇴사해서 일을 돕는 게 나은가? 아니면 그대로 있는가? 딱 5점 차이로 일을 돕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게 2월 10일,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 그렇게 결정을 내린 뒤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5년 간 일했던 자료와 공부했던 자료를 싹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당시 아이템을 새롭게 진행했던 것이 있었기에, 기초 평가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평소와 똑같이 회사 일을 처리했고, 주말에 따로 시간 내어 자료 정리했습니다. (오죽하면, 다른 팀장분이 ‘퇴사할 때까지 저렇게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퇴사할 때 개인적인 회사 생활에 대한 피드백과 사람들에 대한 리스트까지 모든 것을 적고 나왔습니다.     


 - 마지막이라고 해서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었고, 올바르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매우 컸습니다. 뒤를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려 했지요.      


 - 도중에 트러블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퇴사할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회사를 향해 직접적으로 제 권리를 주장한 일도 있었습니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저에게 익숙한 일이 전혀 아니었기에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해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더군요.       


 -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 퇴사 당일, 회사 내 계신 모든 분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퇴직 메일을 보냈습니다. 대체로 퇴사를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고, 진한 아쉬움을 표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감사를 표현 분들도 있었고, 어떤 분은 힘들면 나중에 찾아오라고 말씀하신 분도 있었고요. 사업부에서 협업해서 일했던 분들에게 연락을 드렸더니, 문자가 오기도 했습니다. "아, 그래도 참 잘 최선을 다해 다녔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든 것은 저 혼자만의 덕택이 아닌 현실에서 제 수준에 가장 필요한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라 봅니다. 저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과 환경, 일들이 세팅된 것이고, 저의 성장을 위해서 세상이 도와준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을 해봅니다. 깊은 감사를 표해야만 하겠지요.     


 - 이제는 끝마무리를 하고, 다음 주 월요일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합니다.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이기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겠습니다. 올 한 해는 제가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한 첫출발지점에 설지, 아니면 그냥 나락으로 갈지 결정되는 시기라는 가이드를 들었기에 기로에 서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해석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마웠다, 나의 첫 회사. Adios, Gracias.

 반갑다, 나의 두 번째 회사. 잘 부탁한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패러다임이 당신의 세상을 만듭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