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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Jan 25. 2021

언:택트 레이스, Chicago X 대구

비대면으로 달리는 시간과 공간, 그 어떤 제한도 없다

지난해, 가장 의미 있었던 달리기의 시간은 아마 생애 첫 "하프마라톤" 아닐까?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디에도 갈 수 없던 러너의 시간과 공간은 언택트라는 확장성으로 달라졌다.


밖에 나서는 순간, 그 어느 공간이든 달리는 코스가 되는 마법. 매력적인 달리기의 시간.

시카고 마라톤을 참가한 건 어쩌면 이 시대라서 오히려 가능했던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위안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이 시대의 슬픔을 이렇게라도 극복해야 할 테니.-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념적 순간을 마주하고 싶었고, 그래서 시카고 대회로 만난 하프마라톤,

시카고에서 대회가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 갑자기 반가운(?) 선물이 도착했다.

대회 자체를 뛰던 시간을 기념하고, 소소하고 부끄럽지만 그 기록을 담아 날아온 완주메달.

이름과 기록까지 더해졌다는 점은 이 대회를 기념하는 가치에 좀 더 큰 흔적으로 남았다.


대회 자체의 시간은 힘들었지만, 이후 다가오는 모든 흔적들은 즐거운 추억이 된 시카고 대회.

국제대회들이 아직 열리지 못하는 2021년에도 이런 언택트 대회들은 이어진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도시 "대구"에서도 이런 흐름은 어김없이 함께한다.

지난 시즌, 20주년 대회를 기다렸던 대구의 대표적 스포츠 이벤트, 대구 국제마라톤.

국내에서 당시 가장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았던 도시는 대회를 치를 수 없었다.

2001년부터 이어진 대회에게 처음 닥쳤던 대회 중단,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지만...

대회를 준비하고 기다렸던 이들에겐 아픔이자 상처, 또 힘겨운 시간으로 남겨졌다.


대회 자체의 의미를 더하는 20번째 대회를 다시 준비하는 2021년, 대회는 언택트로 치러진다.

국제대회란 점에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노력은 이어진다.

아울러 언택트, 온라인 대회와 함께 오프라인이 병행되는 구조를 고민하는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모두 함께 모여 달리지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지만, 뛸 수 있음에 다행이라 느껴야 할 시대를 살기에...

달라진 방식과 함께 새롭게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을 만난다는 건 마라톤의 또 다른 매력, 아닐는지?

매일 달리는 시간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 걸 보며, 다가오는 대회도 기대감으로 함께한다.

취재하면서 아마 처음, 직접 즐기는 종목을 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게 있다고 여긴다.


시카고를 달리고, 또 대구를 달리며, 새로운 시대를 달리고, 새로운 공간을 달리는 날들.

다가올 봄의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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