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느리게
다짐
글은 재주로 쓰는 게 아니라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남이 알아먹도록
쓰는 재주는 필요하다.
최소한의 배려이기도 하고.
Overpainting vs Underpainting
If anything, the latter is better.
The painting was always done.
Do less, not more.
굳이 택하자면 후자가 낫다.
그림은 그리기 전부터
이미 완성되어 있었으므로.
새벽에 자다가
그를 보고 밤새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외식하는 자들아
나는 외식하는 자다.
어릴 땐 콤플렉스였는데
지금은 그냥 받아들였다.
그나마 주로 쓰는 색이 먹색이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언어와 나
예전에 한번 언급했는데
주변에 모국어가 없는 지인들이 종종 있다.
친구 중 일본 혈통으로 남아공에서 태어나 아프리칸스어(Afrikaans)를 제1언어로 사용하다 어중간한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이 있다.
그는 영어도 아프리칸스도 집에서 사용한 일어도 어눌하다. 입을 열 때마다 생각과 말이 유리되는 느낌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적확이 주는 쾌감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생각만 해도 지옥이다.
영어 공부법
사람들이 계속 물어본다.
방법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했지만,
방법 만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를 까 보자면,
단어를 장악하는 것이다.
새로운 단어를 만나면 그 단어의 어원(etymology)을 먼저 철저히 파고 용례(thesaurus)를 30개 정도 면밀히 살펴본다.
어원은 뿌리, 용례는 가지다. 어원을 파악하고 용례를 30 문장 정도 외우면 장악이 시작된다. 느려 보이지만 빠른 길이다.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하여 아는 것(파악)을 넘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어야(장악) 비로소
내 입에서 내 말로 나온다.
파악은 흐르고 장악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