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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CI Dec 09. 2022

Antidisestablishmentarianism?

나만의 몰입법 찾기

이게 단어야?


예. 단어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을 테지요.

실용성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평생 딱!

한번 누군가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헬싱키에서 게임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제 친구가 그 범인인데요, 그 친구는 핀란드 사람임에도 제가 만난 어떤 영미권 사람보다 세련된 영어를 구사했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긴 영어 단어 말하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런 휘황찬란한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더군요. 전문 서적에서 몇 번 봤을지언정 귀로 들은 건

처음이었지요.


저는 지금 저런 단어는 그저 '긴 영어단어 말하기' 게임에나 효용이 있으니

거들떠도 보지 말자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긴 단어는 쓸모가 있습니다.




단어는 살아 숨 쉬는 나무다!


저는 길쭉하고 얇은 수첩  개를 교복 양쪽 주머니에 꽂고 다녔는데요, 한쪽에는 Etymology (어원), 다른 한쪽엔 Thesaurus(용례)라고 표지에다 적어 놓았습니다.


그 속에 저는 새로운 단어들을 마주할 때마다 저 두 관점에서 스스로 풀어본 내용을 요약 기록했고, 이 수첩은 일주일에 한 번씩 새것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얼마나 들여다봤는지 당시 샤프로 갈겨쓴 제 중딩시절 필체가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리네요.


저는 단어를 살아있는 유기체로 대했고,

생김새는 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단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단어의 뿌리, 몸통, 가지, 잎, 꽃, 열매 등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 알아야겠기에 '어원'(Etymology)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단어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 '문맥'이라고 생각했기에 유의어 및 활용 예시(Thesaurus)를 파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몹쓸 단어를 한번 예로 들어볼까요?

물론 아주 거친 예이고,  마음대로 단어를 쪼갠 것으로 의견이 분분(!)  있습니다. 저기서  쪼개기도 가능하지만 

인생은 짧으니까요.

요지만 말씀드릴게요.


저런 식으로 한 단어를 쪼개어 마디마디를 이해한(Etymology) 후, 각 각의 마디들이 다른 단어에서는 어떻게 쓰이는지 단어에서 문장으로 확대된 예시(Thesaurus)를 파다 보면 단어 하나로 하루를 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단어 하나에서 파생된 유의어 단어들, 그것들로 만들어진 문장들을 파악하다 보면 말이죠.


새로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아름드리나무처럼 위아래로 깊이 파다 보니 어떤 날은 처음 보는 단어도 열매만  따면 되거나,

 단어의 가지 부분부터 학습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이미 다른 단어를 통해 뿌리나 몸통은 이해했으니까요.


성향에 따라 깊이 파는 걸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하루에 단어 열개나 백개를 외우는 방법도 좋습니다. 그러다 양이 일정량 쌓이게 되면 아름드리나무가 보이게 되니 결국은 같은 곳에 가 있겠지요.


그럼에도 차이가 있다면 바로 
'몰입도'입니다.


저는 무작정 외우는 건 도무지 몰입이 되지 않아 깊이 파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 이게 이렇게 쓰이면 다른 데서도 이렇게 되겠네? ! 맞네!' 순간을 경험할수록 공부의 재미를 넘어 사는  재밌어질 

지경이었습니다.


몰입은 저에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든든한 연료가 되어 주었고, 단어 하나로 나무를 만들어가며 공부하는 방식은 저만의 몰입법이었던 셈이죠. 사람마다 몰입이 올라오는 방식은 다 다를 거예요.


여러분들도 나만의 몰입법을 꼭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길도 맞고 저 길도 맞지만,

내 길은 따로 있으니까요.


선정(禪定)의 다른 이름, '몰입' (아빠체_rugged) 1000 X 1000px, Procreate, ACCI CALLIGRAPHY 2022






#영어 #영어공부법 #단어 #시소러스 #어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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