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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un 01. 2021

데스메탈코리아95: 예레미

* '데스메탈코리아'는 일본 작가 미즈시나 테츠야가 쓴 <한국메탈대전: 데스메탈코리아>를 번역한 것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팬들을 위한 이 번역은 책에서 다룬 마지막 앨범 [At The Kill]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밴드 예레미. 6집 발매 때 모습이다. 맨앞 보컬 모정길과 뒷줄 왼쪽부터 박상열(드럼), 조필성(기타), 정미선(건반), 변성우(베이스)가 포즈를 취했다.


한국에선 드문 크리스찬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활동상황: 활동 중

활동연도: 1996~

출신지: 서울

닮은꼴 밴드(뮤지션): 드림 씨어터, 심포니 엑스, 토니 맥켈파인, 그렉 하우

디스코그래피: 1집 [Opening Your Heart](1996), 2집 [Out Of Fear](2000), 미니앨범 [Exodus Part II](2001), 4집 [Edge On The History](2002), 5집 [Trivial Life](2003), 8집 [The Dawn Of The Universe](2014)



구약성경 <예레미야>에 나오는 예언자 이름을 밴드 이름으로 쓴 크리스찬 메탈 밴드. 하지만 음악은 미국의 스트라이퍼와는 다르게, 차라리 심포니 엑스 같은 프로그레시브 메탈 노선이다. 기교파 기타리스트 조필성을 중심으로 결성돼 1996년 데뷔작 [Opening Your Heart]를 발매, 이후 포니캐년(*1966년 도쿄에서 창립된 후지산케이 그룹 산하 대형 영상·음악 소프트 제작사) 현지 법인을 통해 두 번째 풀 앨범 [Out Of Fear]를 내놓았다. 이를 발판 삼아 3집 [Flying Of Eagle]로 일본에서 공식 데뷔 했으나 앨범 전곡을 영어로 다시 불러야 했던 탓에 밴드는 적잖이 고생을 했다. 2005년 콘서트홀 누마부쿠로 생크추어리(沼袋 Sanctuary)에서 열린 <사무라이 메탈 Vol.1>에 출연해 매스터마인드(Mastermind) 같은 밴드들과 한 무대에 서기도 한 예레미는 이듬해 6집 [The 2ND Advent]를 아발론(Avalon) 레이블을 통해 일본에 배급했다. 거듭된 멤버 교체를 지나 지금(*2018년)은 3대 보컬 김진웅이 가세한 라인업으로 재편됐다.



[Flying Of Eagle] (포니캐년코리아, 2000)




2대 보컬 모정길과 변성우(베이스)를 영입해 내놓은 첫 번째 작품. "이웃 나라(*대한민국)의 심포닉 하드록"이라는 홍보 문구를 앞세워 일본에서 배급된 이들의 세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대담한 연주곡 'Born (Save In Symphony)'로 막을 열고 나면 9분이 넘는 'Acts'로 곧바로 돌입한다. 신약성서 <사도들의 언행록> 중 1절을 내레이션으로 인용한 이 곡과 8분에 가까운 대곡 'Babylon'에선 드림 씨어터 풍 악기 배틀이 펼쳐진다. 조필성의 화려한 기타 솔로를 도처에서 즐길 수 있지만, 앨범 전반부는 질주감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조필성은 본작에서 키보드도 연주했다.) 10번 트랙 '진화론'은 다윈의 이론을 부정하는 크리스트교 원리주의자의 시점을 다룬 곡이어서 논쟁적이다.



[The 2ND Advent] (에볼루션뮤직, 2005)




키보디스트 전미선(*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앨범에서 키보드는 서은경이 맡았다.)을 포함한 5인조 편성으로 발매한 여섯 번째 앨범. 일본 배급 당시 홍보 문구는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매혹적 이야기"였다. 엄숙한 교회 예배를 떠올리게 하는 'Intro'로 시작, 예수 탄생에서 착상한 타이틀 트랙 'The 2ND Advent'에선 코러스 프레이즈로 '할렐루야' 1절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테크니컬 네오 클래식 인상이 강한 가운데, 프로그레시브하게 전개되는 'Kill The Death'에선 기타와 키보드가 격렬한 배틀을 펼친다. 8번 곡 'Miracle'은 캐치하면서 '달리는' 트랙이고 다음 곡 'You're My Everything'의 가사는 스트라이퍼가 부를 법한 내용이다. 끝곡 'Challenge Part 2'는 15분이 넘는 대곡이다. 가사는 모두 영어로, 일본반엔 3집 수록곡 'Acts'를 한국어 버전으로 추가 수록했다.



[Quo Vadis, Domine?] (에볼루션뮤직, 2008)




통산 일곱 번째 풀앨범. 전임자인 박상열을 이어 미르(MI:R)에서 활약한 우승보가 드럼을 맡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에볼루션 뮤직에서 발매, 아트워크도 다크 트랭퀼리티의 니클라스 순딘(기타)이 다시 맡았지만 일본 발매는 불발됐다. 아마도 그 이유는 모든 곡 가사를 한국어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추천곡은 일본 파워 메탈 밴드 갈네리우스(Galneryus)를 방불케 하는 애수어린 멜로딕 넘버 'Dream To Fly'와 10번 곡 'Come Back'. 타이틀 트랙은 장대한 파워 발라드로, 신약성경 <요한복음> 13장 36절에서 베드로가 최후의 만찬 때 예수에게 던진 질문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그대로 제목으로 썼다.



[The Very Best Of Jeremy] (로엔 엔터테인먼트, 2010)




밴드의 첫 더블 베스트 앨범. 2000년에 발매한 3집 [Flying Of Eagle]에서 2005년에 나온 6집 [The 2ND Advent]까지 곡들이 두루 선곡됐다. 특히 3집에 수록된 'Babylon' 한국어 버전이나 일본 발매가 불발된 4집과 5집에 각각 수록된 'Edge On The History ~ Destroyer' 라이브 테이크, 'Worak A Holic' 스튜디오 음원 등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아이템이다. 5집에서 선곡된 '발해의 바람'은 밴드로선 흔치 않게 한반도 고대국가인 발해를 기억한 곡. 무엇보다 2001년 미니앨범에 수록된 20분 넘는 대작을 완전히 재현한 'Exodus Part II' 라이브 테이크는 단연 압도적이다.



[The Dawn Of The Universe -New Type-] (에볼루션뮤직, 2017)




앨범 제목이 가리키는대로 14년간 예레미 얼굴 역할을 해온 모정길(보컬)의 마지막 작품이 된 8집을 (*2018년) 현재 라인업으로 재녹음한 작품이다. 수록곡 가사 과반수가 영어로 바뀌어 있고, 새 보컬 김진웅은 전임자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비교적 안정감이 느껴진다. 특히 앨범 중반에 있는 멜로딕 하드록 넘버 'I Will Be There' 'Prayer Of The Bird' 등에 최적이다. 20년 이상 커리어를 이어온 덕분일까, 전체적으로 침착한 원숙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풍이다. 실제로 이전처럼 테크니컬 플레이를 펼치는 곡은 'Symphony Of The Rock'과 'Theory Of Evolution Part 2' 정도 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조필성의 기타 연주는 변함없이 맑디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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