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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31. 2022

데스메탈코리아116-119: 사두 외

* '데스메탈코리아'는 일본 작가 미즈시나 테츠야가 쓴 <한국메탈대전: 데스메탈코리아>를 번역한 것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팬들을 위한 이 번역은 책에서 다룬 마지막 앨범 [At The Kill]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에덴(Eden)

[Adam's Dream] (1993, 킹레코드)


사진=매니아디비.



제로 지와 함께 옴니버스 시리즈 [Friday Afternoon II]에 참여한 4인조의 유일한 앨범. 배한조(기타)를 뺀 모든 파트를 바꿔 제작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옴니버스 앨범에 수록한 'The Dark Is The North World'는 NWOBHM 직계 사운드로, 6번 트랙 'Curse Of Sky'에서도 그 흔적은 엿보인다. 하지만 밴드 이름을 제목으로 쓴 인트로 트랙과 앨범 타이틀을 제목에 쓴 마지막 곡은 완전한 둠/스토너 노선. '한국 하드록/헤비메탈계 최초의 둠 메탈'이라 따로 말한 리스너가 있었다는 게 수긍 가는 부분이다. 싱어 박선익은 때때로 킹 다이아몬드 같은 팔세토를 뽑아내는데, 한 가지 아쉬운 건 한국 하드록/헤비메탈 여명기에 제작된 앨범인 만큼 음질 면에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단 점이다. 최신 기술로 리마스터링 한 버전을 기대해본다.



사두(Sadhu)

[The Trend Of Public Opinion] (1996, 지구레코드)




블랙 메디신(Black Medicine)의 이명희(기타)가 90년대에 몸담았던 데스 메탈 밴드의 유일한 정규작. 한국 발매 당시 '펑크(funk) 요소를 가미한 데스 메탈 사운드'라는 홍보 문구를 본 기억이 난다. 아마도 김학진의 베이스 라인과 소용돌이치는 헤비 그루브를 강조한 사운드 때문이었을 텐데, 다시 들어보니 억척스럽게 밀어붙이는 'Psychologic Torture'와 'Reincarnation' 등은 차라리 메탈코어 성향을 짙게 머금은 느낌이다. 박용민(보컬)의 강력한 그로울링도 설득력이 있고, 90년대 후반 한국 헤비메탈 신의 사정을 감안해본다면 숨은 명반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밴드는 1998년 옴니버스 앨범 [The Restoration]을 마지막으로 해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쉬운 일이다.



어비스(Abyss)

[Recrowned] (2017, 미러볼뮤직)




싱어 쇼맨(Showman, 이준호)을 중심으로 1990년대에 잠시 활동한 뒤 약 10년 만에 다시 뭉친 5인조 스래쉬 메탈 밴드의 첫 정규 앨범(밴드는 이 작품으로 2018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메탈&하드코어' 부문을 수상했다). 같은 시상식의 '최우수 헤비니스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지난 EP [Enemy Inside]와 마찬가지로 스래쉬 메탈보단 메탈코어 또는 하드코어 사운드를 지향한 느낌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해당 스타일로 한국에서 정평이 나 있는 바세린에 근접한 느낌이랄까. 'Cut Throat Deep & Clean'에서 육중한 비트로 천천히 침잠하는 한편, '13 Angers'에선 화려한 트윈 리드 기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어비스는 일본에서 서울마더스(Seoul Mothers)와 합동 공연을 펼친 적도 있다.



멍키 헤드(Monkey Head)

[The Second Phase Of Monkey Head] (1995, SEUM Media)




서안상(베이스)이 이끈 스래쉬 메탈 밴드가 1995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초기 메탈리카와 작업한 덴마크 프로듀서 플레밍 라스무센이 공동 프로듀싱과 엔지니어링을 맡았다. 데뷔작에선 트윈 기타와 키보드를 포함한 6인조였지만, 이 작품에선 심플하게 4인조로 갔다. 영어로 가사를 쓴 전반 여섯 곡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직계 사운드를 들려주는 반면, 후반 한국어 가사를 쓴 네 곡은 저먼 메탈 풍 프레이즈는 물론 힙합, 심지어 무소륵스키의 관현악곡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부분을 인용하는 등 작법에서 자유분방하다. 이 자유분방함은 급기야 눈물샘을 노리는 발라드 'The Blue Rain'과 80년대 트로트를 커버한 '남행열차'까지 이른다. 2005년 세 번째 앨범 [난 개야]를 발표하고 밴드는 활동을 접었지만 2017년부터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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