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리 Aug 17. 2023

직장인 아빠의 꿈

도대체 얼마 받으면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할까?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광고회사의 CD는 바쁘다. 보고준비 하느라, 광고 촬영하느라, 경쟁 PT 하느라 갖갖의 핑계로 집에는 거의 못 들어가야 한다고 봐야 한다. ‘좋은 아빠는 못 되겠네’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쁜 남편과 사는 아내는 무슨 죄인가 싶었다.


클라이언트 보고를 마치고, 시디님과 회사로 돌아가는 길.


시디님 : 힘들다 진짜

규리 : 그러니까요, 시디님. 언제까지 이렇게 일하실 거예요?

시디님 : 나?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 딱 그때까지야.

규리 : 아....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우울해졌다. 시디님이라고, 일하는 즐거움이 자녀들 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즐거울 턱 없었다.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은 도저히 날갯짓을 멈출 수 없는 사람 같았다. 시디의 세계는 무척이나 잔인해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언제든 박탈될 수 있으니까. 그럼 월급이 나오지 않고, 자녀들 학자금 내는 일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될 테니까.


그러자 오랜 기억 속에 있던 아빠의 다짐이 생각났다. 우리 아빠의 꿈도, 우리 집 막내가 졸업할 때까지 일하는 거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럼에도 광고를 계속 하려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