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낸 남편의 10년 후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규리 : 오빠는 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할 거야?
남편 : 음.
남은 사람은 행복해야지.
T성향의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는데 남편은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건강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뿐이다. 그는 나 역시도 그래야 한다며, 공평하게 재혼을 하자고 말한다.
이런 남편에게 요즘 유행한다는 바퀴벌레 질문을 물어봤다.
규리 : 오빠, 내가 어느 날 바퀴벌레로 변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
남편 : 음. 말이 통해 일단?
규리 : 말은 못 해. 그런데 누가 봐도 나야. 잠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
남편 : 옷을 뺏어 입었을 줄 어떻게 알아?
규리 : 내가 막 빤히 쳐다봐. 눈빛으로 나라고 알려.
남편 : 어윽, 어윽
규리 : ㅋㅋㅋ
남편 : ㅋㅋㅋ
모든 순간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남편과 사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