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살 아들과의 여행에서 깨달은 자존감에 대해.
효준이는 낯선 사람들을 보면 겁 내긴커녕 방긋방긋 웃으며 장난치고 이뻐해 달라는 사인을 보낸다.
세상 사람 모두가 자기를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처럼 다가간다.
외국인도 마찬가지. 베트남 인사를 가르쳤더니 행인들을 붙잡고 연신 "신짜오?(안녕?)" 하며 뛰어 댕긴다.
사랑을 충분히 받아서 그런가 보다. 상대의 감정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자존감 높은 사람들이 부러웠다.
사람들 앞에서 편안한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아이를 키우며 그 답을 알아간다.
비교나 평가 없이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들, 특히 부모가 오랜 시간 함께 해주면 더욱 그런 것 같다.
사랑받기 위해 필요한 건
내가 뭘 줄 수 있느냐, 뭘 잘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단 걸 배운다.
자꾸 뭔가를 줘야만, 뭔가를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은 아픔과 실수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거짓된 자기애는 자의식 과잉으로 이어지고
열등감과 불안함을 감추려는 거짓말만 늘어가더라.
꽃은 애쓰지 않고 꾸미지 않아도 그냥 꽃인 것처럼
우리도 우리 자체로 의미가 있다.
2017년, 4살 효준이를 키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