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당장 해야 하는 일 ㅇㅇㅇ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일들을 해결하는 시작점에 대하여.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일들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일들 때문이다.
속상한 일로 마음이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억장이 무너지고
애쓴 일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서 현타를 겪고,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좌절을 겪고...
이 밖에도 인생을 뒤흔드는 거대한 문제들이 오더라도, 세상은 내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소한 일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젠장.
뭐 그런 것들이다. 집안일 같은 것들...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분리수거 같은 것들...
손, 발톱 다듬기, 책상 정리, 머리카락 자르기 등
삶의 기본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반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상의 작은 일들.
평소에는 별 것 아닌 일들이라 쉽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큰 일들을 겪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힘든 일들은 몸과 마음 양쪽에 영향을 준다.
고민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몸도 힘들어져서 피곤하다는 말이 날숨처럼 반복된다.
그저 견디기에 급급한 지경이 되어 버티다 보면,
힘든 일들 때문에 미처 생각하지 못하다 보면,
사소한 일들이 쌓여 나와 내 소중한 터전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쌓여버린 쓰레기와 설거지거리, 냉장고의 유통기한 지난 곰팡이 핀 음식들이 좌절감과 자괴감이 인생을 우울하게 만든다.
추해져 버린 몰골이, 엉망이 된 내 모습이 죽고 싶은 마음을 만든다.
사소한 일이 고통의 결정타가 되는 것이다.
재밌는 건 우울감을 떨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일상의 사소한 일들 처리'라는 것이다.
인생을 뒤흔드는 큰 문제들은 자신이 당장 해결할 수도, 대처할 수도 없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생각하면 할수록 막막하고 무력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방치하면 고통의 결정타가 되는 사소한 집안일들은 내 힘으로 처리할 수 있다.
몸만 조금 움직이면 눈에 보이는 결과가 뿌듯함과 개운함을 가져온다.
분명 모든 일을 내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주 조금일지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는 있다.
한숨 쉬고 속상해할 여력이 있다면, 터지는 속에 가슴 두드릴 기운이 있다면
손에 잡히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해야 하는 분리수거를 하고, 그릇을 씻자.
덜 자랐더라도 길어가는 손톱을 다듬고, 화분에 물도 주고, 문을 열어 환기라도 한 번 하자.
확실하다. 우리에겐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 힘이 분명히 있다.
그 시작은 아주 미약한 것부터. 그러면 끝은 창대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