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함으로 얻는 위안
죽음이 주는 역설적 위안
코로나 블루라고들 하죠. 게다가 연이은 호우도 더해져 우울감과 무력감, 실질적인 경제적 어려움 등이 밀려옵니다.
단순한 우울을 넘어 바라는 것이 없어지는 무망의 상태로 내몰리게 되는 요즘, 어지간한 위로나 다짐으로는 일어나기 힘든 이때,
어쩌면 우리가 찾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죽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인데요.
한없이 멀게 느끼다가도 바로 앞에 와 있는, 절대적 공포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이 세상 모두에게 공평한 단 하나의 가치인 죽음.
우리의 현명한 선배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기보다 오히려 직시하면서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찾아내도록 도와주는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많은 책과 영화, 드라마에서 죽음은 슬픔, 절망, 두려움, 공포 등 압도적인 부정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진리들, 아니 인생 그 자체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저는 소중한 이들을 죽음으로 떠나보내며 절망했고, 좌절했고, 무너졌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이 준 가르침 덕이었습니다.
저 또한 죽음을 향해 갔을 때, 그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직 남아있던 것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더군요.
아버지, 누나, 할머니, 그리고 친구들... 아직 못 이룬 꿈들도요.
죽음을 직시하지 못하고 슬픔과 분노만 있었기에 제게 남아있던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던 거죠.
저는 그 덕에 삶에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잃어버린 것 때문에 소중한 걸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다 던지려고 했던 저는
지금도 삶이 고통스럽거나, 누군가가 진심으로 밉거나, 일이 풀리지 않아 갑갑할 때 죽음이 준 가르침을 떠올립니다.
내 고통이, 고민이, 증오가 죽음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그 보잘것없는 것들 때문에 진짜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일깨워 주거든요.
결국 제가 죽음을 통해 깨달은 것은 죽음이 아닌, 온전한 삶으로의 방향이었습니다.
지금 순간을 온전히 만끽하며 살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죽음에 관해 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