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강의나 회의는 왜 더 피곤하지?
원인와 해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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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또는 온라인 화상 플랫폼으로 회의, 강의, 수업 등을 하면 훨씬 더 피로한 기분을 느낀다. 그게 단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 여러 가지 불편한 요소가 있다.
1. 비언어적 신호 감지의 어려움.
우리는 음성 이외에도 표정, 몸동작, 자세, 시선 등을 통해 상대와 소통하고 공감한다. 스크린을 통해 픽셀로 표현되는 상반신, 얼굴 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 상대에게 집중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주는 피로도가 상당하다. 상대의 반응을 읽기 어려워지면 본능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그 불안함을 억누르는 에너지 소모는 일반적으로 겪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캠의 각도, 모니터 위치 등 화면에서 느껴지는 상대방은 실제 대면하여 대화하는 상황보다 다양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심지어 갤러리 형식으로 펼쳐져 있는 사람들과의 눈 맞춤은 불가능하다. 그저 카메라를 잘 응시하기만 해도 다행이다. 게다가 연구결과, 화상 플랫폼을 쓰게 되면 자신의 얼굴을 더 많이 바라보게 된다고 한다. 특정 직업이 아닌 이상 화면에 잡히는 자신의 얼굴이 낯설기 때문이다.
2. 병렬 대화가 불가능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 대화 당사자인 2인 이외에는 단절된 관람자가 되어 버리는 기분이 든다. 현장감 있는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하나의 음성 스펙트럼을 활용하는 온라인에서는 병렬형 대화는 불가능하다.
역으로 이로 인해 과도한 집중을 받는 기분이 들어 위축되는 사용자들도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더 빨리 이야기를 마쳐야 한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에 사로잡히고, 깊은 이야기를 삼가게 되는 것이다.
3. 주변 반응을 알 수 없다.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우리는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그를 통해 내용이나 음성의 톤, 볼륨, 템포 등을 조절하기도 하며, 상황에 최적화 시킨다.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시각, 청각적 제한으로 인해 우리는 주변시를 통해, 또는 호흡이나 웃음, 탄식, 한숨 등 '반응'을 전혀 인지하기 어려워진다. 오직 카메라를 통한 시각정보만을 활용하여 추리하게 되니, 그 어려움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갤러리 형식의 화면은 피로도를 더한다. 광범위하게 인식되는 얼굴들로 인해 그 누구에게도 집중하기 어려운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화면 공유, 보조 카메라, 온라인 협업 플랫폼 등 오프라인을 최대한 구현화하기 위한 도구들도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에 들어간다. 왜냐하면 해당 도구들 또한 결국 시각 인지에 국한되어 있고, 키보드와 마우스 등으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새로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 또한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몇 가지 노하우를 나눠보려 한다.
1. 카메라를 강요하지 않는다.
주 발화자가 정해져 있는 경우(예:강의) 갤러리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
마치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 등 스트리밍 방식과 흡사하게 활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다만 시작 또는 질의응답 등의 상황에서는 카메라를 활용하는 편이 좋다.
2. 병렬 대화가 많이 필요한 경우, 극소수 정원의 소그룹 대화를 활용한다.
개인적으로는 4인 이상 그룹이 되는 경우 소그룹의 장점이 퇴색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주 진행자 이외에 소그룹 담당 도우미들이 많이 할당될 수 있다면 좋다.
소그룹 도우미가 경우 그룹의 리더를 꼭 정해주는 것이 좋다.
3. 자료의 사전 공유
문서와 보조자료를 더 세밀하게 작성하여, 온라인 미팅이나 강의가 이뤄지기 전에 사전 공유토록 한다.
IR, 프레젠테이션, 스피치 코칭을 할 때면 나는 늘 말한다. 세부적인 정보는 절대로 PPT만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고. 안 그래도 우리의 시각 채널은 온라인 플랫폼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하는 중이다. 꼭 필요한 자료라면 미리 전달해서 참가자들의 현장으로 옮겨 주기 바란다.
4. 적극적 반응 수렴 및 공유
반응을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 활용하자.
현장 반응을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강의자, 진행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뿐만 아니라 단절된 듯한 환경의 참가자들 또한 불편한 기분을 가진다. '내가 웃어도 되나?' '난 10이라 느끼지만 주변의 반응을 알 수 없으니 일단 5 정도로 받아들이자'
그래서 강의자 또는 진행자, 주 발화자는 반드시 참가자들에게 반응을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을 전하고,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채팅이나 공동 작업 플랫폼을 여기서 활용하면 좋다.
다소 옆구리 찔러 절 받는 느낌이 들더라도,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수령하여 모두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5. 보조 카메라 등을 적극 활용하자.
하나의 화면을 계속 바라보는 것은 피로도를 많이 주기 때문에, 보조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장면 연출을 하는 것이 피로도 감소에 꽤 도움이 된다. 훌륭하게도 줌 등 온라인 화상 플랫폼은 다수 카메라를 지원한다.
일반적 상반신 구도 이외에도 일어서서 실제 칠판 등을 활용하는 구도 등을 사용해 주면 좋다.
이외에도 메신저 활용(예:오픈 카톡방 등)을 활용하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플랫폼 채팅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이모티콘'이나 'ㅋㅋㅋㅋ'등이 비 언어적 감정 전달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 장비를 잘 갖추는 것도 필수다. 제한적인 시그널이니만큼 최대한 잘 전하도록 해야 한다.
변화할 수밖엔 없다. 어렵고 불편해도, 현실이다. 헤엄을 치기 위해서는 처음엔 누구나 발버둥 쳐야 한다. 물론 물 밖에서 발만 넣고. 온라인이라는, 비대면 세상이라는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물이 아직 깊지 않은 때에 열심히 발버둥 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