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상
쌓아둔 모래성이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흩어지듯
코로나를 맞이한 내 삶의 부분들도 여기저기 흩어진다.
그만큼 단단하지도, 끈끈하지도 못했던 부분들.
그래도 공들여 쌓은 부분들은 꽤 튼튼히 남아있다.
그래, 모든 부분이 다 사라지진 않을 테지.
오랜만에 만날 좋은 분을 위해 책을 한 권 샀다.
세바시 북클럽 일정 조정을 위해 급히 대체한 책이라 나도 아직 읽어보진 못한 작품이다.
참된 인생을 살기 위해 생각해 보아야 할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책이라는 평가를 보고 대번에 골랐다.
최근 탈북청년의 스피치를 도우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정리해서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뿌듯한 일인지, 그 청년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며 느꼈다.
아마 그 친구는 이번에 만족스러운 1막을 정리해 냈으니, 이젠 다음 내용을 힘차게 써 내려가겠지.
내 삶 또한 지금이 그 정리의 시기일지도 모른다.
어설피 쌓았던 것들을 흩뿌려버린 바람 덕에 남아있는 진짜 나를 보게 되는 행운을 얻었으니.
내가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조금씩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