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시대, 아픈 하루를 보내며

#에세이 #일상 #심리 #마음

by 전종목

글을 쓰다가 잠이 들어버릴 만큼 몸이 안 좋다.
몸이 쉬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인데, 사실 우스운 일이다.

올해만큼 쉰 해가 인생에 또 있을까?
미취학 아동 시절보다 더 일정이 많지 않았다.

누가 봐도 7살 효준이가 나보다 훨씬 바삐 살더라.

그런데도 몸이 안 좋을 정도로 피곤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나는 느리지만 조급한, 편하지만 불편한
거친 시간의 등에 탄 채 살고 있다.

내 귀의 회복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 것처럼
코로나에 대한 예측 또한 한참 빗나갔다.

몇 월이면 괜찮아질까? 를 생각하던 나는
내년에는 괜찮아질까? 를 체념하듯 고민하고 있다.

비단 이런 현상에 대한 예측뿐일까.
변치 않으리라 생각한 관계도 변했다.

건강한 삶을 살고 싶으면서도
온갖 불안을 안고 사는 나라서
건강할 수 없는 것처럼,
여러 가지 모순을 가득 채운 채 살아간다.

그러나
귀의 통증 또한 하나의 신호가 되어
우둔한 나를 깨달음과 성장으로 이끌듯

코로나 또한 하나의 신호가 되어
우리들 모두를 성장으로 이끌 것이다.

또 변해버린 관계는 어쩌면
다음 단계로의 진전일지도 모른다.

모든 일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기에
삶이 지속되는 한, 하나의 생에 대해 어설피 예측하는 것은
한 없이 오만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과정으로 여기고,
스스로가 꿈꾸는 미래를 향해서
위대하고 장엄한 이의 각본을 따라
자기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그저 힘들었던 과정들, 행복했던 순간들이 점처럼 모여
하나의 멋들어진 작품을 만들어 두었을 것이다.

그러니, 킵 고잉. 언젠가 돌아보며 감상할 그 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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