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의 밀실에서

by 호림

인간은 타인에게 완벽하게 이해받을 수 없다. 고해성사하듯 친구와 지인에게 모든 걸 말해도 온전히 이해받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또 완전한 이해를 구걸하는 것도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 때가 있다.


생각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밀실은 만들어두어야 한다. 당신이 정말 강건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세찬 파도가 들이닥쳐도 그것을 넘어 다른 궤도로 옮겨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파도가 당신을 쓸어가거나 아니면 파도를 넘어 또다시 평온한 물결 속에서 새로운 항해를 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인생은 늘 그렇다.


두려움이라는 악마를 이기는 '브레이브 하트'는 부단한 담금질로 단련된다. 아기는 부모가 억지로 세워 놓으면 넘어지고 스스로 일어서려 하지 않는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기어 다닌다. 아기는 2,000번 정도 넘어지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걸을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거대한 파도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어떤 이들은 서핑을 즐기듯 파도를 탄다.


햇살이 눈부신 아침에 우리에게 어김없이 배달된 '하루'라는 선물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일몰이 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 선물을 소중하게 썼는지 매일 채점할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매일 조금 더 나은 점수를 따려는 노력이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하루 단위로 밤이 되면 8시간이 못 되는 작은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내일이 있기에 그 작은 죽음은 단잠이 되고 휴식이 된다. 매일 경험하는 짧은 죽음 앞에 떳떳하지 못하다면 영원한 수면의 시간 앞에 섰을 때 얼마나 당황할지 짐작이 간다.


돌아보면 스스로의 행동에 부끄러움에 몸서리친 기억도 있고, 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선행이나 작은 성취들도 있다. 그렇지만 미래를 위해 뿌린 씨앗들은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애매한 경우도 많다. 이런 것들은 혼자만이 아는 생각의 밀실에서 싹이 자라고 발아할 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Mozart Piano Concerto No. 20 Mov.2 - Romance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프트 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