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울하고 허무를 느끼는 이유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회의가 들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저신을 몰아붙여도 힘들고 피곤하지 않게 일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마냥 인간을 기계처럼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쉼'이 필요하다.
휴식은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상의 순환을 벗어나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가진다면 우리는 리셋된 모습으로 자신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하거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면서 삶의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쉼'의 동반자로 늘 책은 여러 권 들고 가도 다 읽지는 못한다. 그래도 깊이 마음에 새길 문장들은 내 생각의 지도를 만드는데 요긴한 재료가 된다. 쉬면서 만난 글이 또 다른 에너지가 되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우리 뇌가 '중요하다'는 느낌을 갈망한다. 그래서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때, 우리 영혼은 쪼그라들기 시작한다. 앞에서 말했듯, '이탈'은 조직의 체념증후군이다. 그리고 무의미함은 이탈을 낳은 바이러스다. 의미를 향한 우리의 굶주림은 사생활이 보호되는 욕실에서 머리빗을 마이크 삼아 흘러나오는 노래를 힘차게 따라 부르는 이유다. 또 올림픽 기간 중에 소파 탁자에 올라가서 상상 속의 금메달이 목에 걸릴 때 몸을 굽히고, 우리나라 국기가 퍼질 때 뺨 위로 눈물이 흐르는 이유다. 이것이 아카데미상 수상식 중에 우리가 자신의 수상 연설을 쉽게 상상하는 이유다. 우리는 우리 삶을 그 이상의 차원으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그리고 우리 뇌의 탐색 시스템은 이를 추구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리더들은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
- <정직한 조직> 존 카루치 지음, 이희령 옮김, 센시오, p. 130-140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워 요란하게 출발하지 않아도 좋다. 스스로 조금씩 해낼 수 있는 습관들을 만들어가고 그것이 쌓이면 의미를 찾는 행로는 탄력이 붙을 것이다. 일상으로 굳어진 습관의 '디폴트 값'이 건강할수록 그 삶의 의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