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달리기에 비유할 수 있다. 펜과 종이,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쉬운 출발이고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 글은 생각이라는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고 달리기는 몸의 다양한 에너지를 써야만 잘 달릴 수 있다.
인간은 몸무게의 2% 밖에 안 되는 뇌에서 전체 사용 에너지의 20% 정도를 쓴다. 대개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에 생각하기 싫은 것이다.
생명체는 일정한 부분 환경의 지배를 받고 그런 환경은 생각을 지배할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보란 듯이 극복한 사람들은 생각의 에너지를 극도로 쓴 것이다. 생산적으로 에너지를 써서 세상에 빛을 준 사람을 그래서 존경하는 것이다.
긴 추석 연휴 직장인들은 연휴계획 수립에 바쁠지도 모른다. 마음이 설렘으로 가득할 많은 직장인들과 달리
비정규직이나 일용노동자들은 긴 연휴가 반갑지 않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용주도 월급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환경도 사람들을 전부 지배할 수 없고 예외는 있다.
가을에는 갈대숲을 거닐며 생각하는 갈대가 되어 파스칼의 말을 곱씹어보며 자주 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던 데카르트의 말도 음미하며 마음을 깊은 사색에 빠뜨려봐도 좋을 것이다.
칼 만하임은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의문의 대상을 삼고 수정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 했다. 더러 친지들을 만나고 정치 현상이 밥상머리에 오르면 자신의 의견이 다른 이들과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경청하고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격조를 보이면 어떨까. 정치 이슈들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열변을 토하지만, 정답은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볼테르가 "나는 당신이 내 생각에 반대할 권리를 목숨 걸고 지켜주겠다"는 아량은 늘 가슴에 품고 있다면 경청의 미덕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생각은 타인에게 결코 위임할 수 없는 것"이라 했다. 상급자라면 하급자에게 일을 시킬 수는 있다. 그렇지만 생각이 힘들다고 다른 이에게 대신하게 할 수는 없다.
그 생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귀찮다고 쓰지 않을 때 당신은 이미 노예의 길을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넷만 열면 떠먹여 주는 생각들이 범람하는 시대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로 휩쓸려가는지도 모르고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을 곱씹어본다.
이 가을엔 야외 벤치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다 낙엽을 주워 책갈피로 써보는 지적 낭만을 마음껏 누려보련다.
(7) 푸른갈대의 노래 [4K] / Rachmaninoff Elegie Op3 No1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