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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커지는 것
작고 앙증맞은 악기를 바라보며
by
호림
Nov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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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악기는 얼마나 할까.
경매에서 기록이 매번 바뀌고 있지만, 대개는 200억 원 내외의 바이올린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 도대체 그 작고 앙증맞은 악기가 왜 그리 귀한 대접을 받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바이올린 제작의 양대산맥과도 같은 이탈리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가문은 곧 악기의 이름이기도 해서 명품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 비싼 악기 두 종류를 모두 경험한 연주자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명화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용하다 과르네리로 바꾸어 사용한 연주자다. 세계적인 연주자로서 기량에 걸맞게 명품의 미묘한 소리를 구분하기도 한다.
정명화는 한 인터뷰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슬픔을 표현할 때 귀족이 차마 울음을 터트리지 못하고 참는 것처럼 그 절제된 소리의 품격이 있고, 과르네리는 슬픔을 참지 못하는 노동자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서 펑펑 우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파가니니 역시 두 악기를 모두 사용한 전설의 연주자인데, 지금도 그가 사용했던 바이올린을 이탈리아 박물관에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거장의 손때가 묻은 이 바이올인은 매년 한 번은 파가니니 콩쿠르 수상자가 사용할 수 있게 햇빛을 쏘인다고 한다.
바이올린의 양대 명기는 17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방의 가문비나무로 제작된 수량이 한정된 명품이라는 희소성과 함께 그 장인정신의 스토리가 회자되면서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바이올린은 건반악기나 다른 관악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일정한 내구성의 한계에 달하는 악기가 아니라 더욱 깊은 소리를 내는 악기다. 경매가가 말해주듯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지는 신비의 악기가 한 장 남은 달력을 안타까이 바라볼 시간이면 늘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치 있는 명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내구성이 떨어지는 소모품이 될 것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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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악기
클래식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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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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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클래식' 을 찾고 그 울림과 떨림을 나누고자 한다. 몇 권의 책으로 대중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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