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에베레스트

정복과 겸손

by 호림

대릴 번스타인은 <경영의 모험>에서 탐험가와 사업가의 공통점으로 용기, 낙관주의, 유연성, 믿음, 결단력, 행동력, 상상력을 들었습니다. 예술가들에게도 이런 요소들이 보입니다. 밑도 끝도 없어 보이는 작업에 평생을 바치는 예술가들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탐험가이기도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에 71세의 나이로 뛰어든 것은 용기와 결단력, 모험심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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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었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이런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로 기억할만한 인물입니다. 1953년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그는 세르파와 네팔 주민의 복지를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세르파는 등반대를 보조하는 조연의 위치였지만 힐러리는 그를 같이 등반한 사람으로 세계 등반사에 남겼습니다. 오랫동안 산악계의 미스터리는 둘 중에 과연 누가 먼저 정상을 밟았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힐러리는 최초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보다 끝내 "우리는 함께 올랐다"라고 하며 겸손과 품위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세가 그를 '경'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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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경이 설산에서 생사를 함께 한 동지 텐징을 영원히 자신의 이름과 나란히 둠으로써 두 사람의 우정은 대를 잇게 했습니다. 훗날 힐러리의 아들 피터와 텐징의 아들 자믈링은 아버지들이 에베레스트 인류 최초 정복 50주년 기념 등반을 시도해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바닷가의 작고 소박한 집에 머물면서 매년 모은 수십만 달러의 기부금은 전액 세르파 가족을 돕는데 쓴 산악계의 거인이 힐러리 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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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탐험가와 기업가들은 지금 세계 도처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돌려놓을 방법을 찾고 있을 것입니다. 마이크 혼의 "불가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만 존재한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높인 삶의 작은 봉우리 하나하나가 어쩌면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고 가파르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이때 주저앉지 않기 위해 힐러리 경이 텐징이라는 유능한 세르파를 찾았듯이 때로는 어깨 걸고 같이 갈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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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 앞에 놓인 작은 산봉우리 하나를 어떻게 넘을지를 궁리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설산에서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무수한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정상을 행해 뚜벅뚜벅 걸어간 힐러리경과 그의 삶에서 답을 찾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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