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

by 호림

언론사 중견기자로 활약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모친상의 아픔을 달래며 위로의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학창 시절은 너무나 말썽꾸러기여서 결석을 밥먹듯이 하던 청년이었기에 어머니에 불효한 세월을 통탄하며 눈가를 붉혔습니다. 아들 잘 되는 것 보려고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가난한 시대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매를 드는 것이 보편적일 정도로 선생님이 무지막지하게 훈육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학생의 인권이나 여러 사회분위기가 '사랑의 매'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시 이 후베가 바지에 허벅지의 피가 달라붙을 정도로 매를 맞고 절룩거리며 집에 갔을 때 어머니의 마음은 미어터졌습니다. 상황을 말하자 어머니는 다음날 당장 학교로 갔습니다. 그리고 매를 든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제 아들을 사람 되라고 가르쳐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으니 더 세게 때려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책상에 행상으로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구입한 건강식품을 올려놓고 정중히 인사하고 돌아오신 분이 후배의 어머니였습니다. 말을 잇지 못하는 후배는 가득한 술잔을 단숨에 비웠습니다.

사랑으로 자식을 대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호남 어느 산골마을 묘소 앞에서 한여름 뙤약볕에 한 스타 가수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창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료 초대 관객들은 마을사람들 30여 명이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금은 영화계의 거물이 된 친구의 이야기가 이채롭습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식모를 두고 어려움 없이 자란 어린 시절을 즐겁게 회고하던 친구는 부친의 사업이 기울어 하루아침에 살 집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친구의 어머니는 바로 모드를 전환했습니다. 4남매를 키우기 위해 장안의 귀부인에서 시장에서 행상을 하는 억척 또순이 아줌마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키운 아들이 제법 성공하고 커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잠시 어머니는 아들이 효도할 시간을 주지 않고 눈을 감았습니다. 아들은 너무나 슬프고 아쉬워 어머니상을 5일장으로 하고 많은 문상객을 받았습니다. 어머니와 어릴 적 살던 고향에서 평소 존경하던 스타 가수를 초대해 마을 잔치까지 벌였습니다. 초라할 수 있는 무대이지만 어머니에게 생전의 불효를 이렇게라도 갚으려던 후배의 마음을 헤아린 가수의 아량과 호형호제의 인연이 더해져 진귀한 무대가 펼쳐진 것입니다.

엄마란 가족이 다섯인데

파이가 네 조각밖에 없을 때

얼른 파이를 안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 테네바 조던


내 빈약한 효심을 탓하며 졸저의 한 페이지를 떼어내 어머니에 대한 감사로 채웠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예술도 어머니의 넓고 깊은 마음만큼 우리를 위로해줄 수는 없을 듯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출신학교를 모교라고 부르지 부교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돌아보면 어머니는 언제나 강했고 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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