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목소리에 담긴 이야기

조니 미챌이 들려주는 인생의 양면

by 호림

표제음악의 상징과도 같은 <환상교향곡>은 베를리오즈가 여배우를 열렬히 사랑해서 그녀를 위해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저간의 이야기를 모르고 선율만 들어도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은 우리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힘이 있습니다. 팝 음악도 드라마나 광고 어디선가 들어서 선율이 너무 멋지고 귀에 익었는데 자세한 곡명도 모르고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조니미첼 - YouTu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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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든 모든 것이 그렇듯 지나친 편식보다는 때로는 다른 장르도 시선을 돌려 클래식이 된 팝 음악이나 가요도 들어보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니 미첼의 1969년 앨범 마지막 곡으로 삽입된 곡 'Both Sides Now'를 들어봤습니다. 여기 매혹의 목소리와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가사가 한 때 CF 음악으로 사용되었듯 그녀의 자전거처럼 내 마음속에 들어온 곡입니다.

연인들이 같이 보기 좋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 <러브 액츄얼리> 중에서 주인공이 가장 슬퍼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로도 인상 깊습니다. 이 장면에서 이 영화의 장르는 결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닙니다.

영화에서 캐런(엠마 톰슨)은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목걸이를 사는 걸 알게 되고, 당연히 자신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생각하고 기대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풀어보던 중, 그녀가 남편에게서 받은 선물은 조니 미첼의 노래가 담긴 CD였습니다. 남편의 외도...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를 크게 틀고 침대 옆에서 하늘이 무너진 듯 너무도 서럽게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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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사랑에 실망한 여자가 아닌 엄마로 다시 거실의 가족들에게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즐거워합니다. 가정을 위해 비록 자신의 껍데기만 남은 행복이라도 기꺼이 지키려는 엄마의 모성이 보였습니다.

이제 엠마 톰슨의 눈물, 어쩌면 무수히 상처받고 살아가는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며 이 노래를 감상해보면 어떨까요. 조니 미첼은 노랫말에서 사랑과 인생의 양면을 보았지만,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영화 속 엠마 톰슨의 심정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봅니다. 어쩌면 친구와 사랑, 때로는 가족에게도 상처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조니 미첼은 사색적이고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가사를 직접 쓰고, 반 고흐의 그림 같은 분위기의 인물화를 앨범 재킷으로 손수 그려서 쓰는 화가이기도 합니다. 이 멋쟁이 가수의 음성에 잠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맡겨보면 어떨까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시간의 틈 사이에 왔다 간 영원과도 같은 순간순간에 많은 이들을 스치고 갑니다.


가사의 일부를 다시 음미해봅니다.

I’ve looked at life from both sides now.

나는 이제 인생의 양쪽을 다 보았어요.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성공부터 절망까지,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It’s life’s illusions I recall.

내가 기억하는 삶은 기억 속에 있는 환상일 뿐이었어요.


I really don’t know life.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전혀요.


‘Both Sides Now' 가사 전문을 싣습니다.

Rows and flows of angel hair. And ice cream castles in the air. And feather canyons every where. Looked at clouds that way. But now they only block the sun. They rain and snow on everyone. So many things I would have done. But clouds got in my way I've looked at clouds from both sides now. From up and down and still somehow It's cloud's illusions. I recall I really don't know clouds at all. Moons and Junes and ferries wheels. The dizzy dancing way that you feel. As every fairy tale comes real I've looked at love that way. But now it's just another show. And you leave 'em laughing when you go. And if you care, don't let them know. Don't give yourself away I've looked at love from both sides now.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It's love's illusions that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ove. Really don't know love at all. Tears and fears and feeling proud To say, "I love you" right out loud. Dreams and schemes and circus crowds I've looked at life that way. Oh, but now old friends they're acting strange. And they shake their heads, they say I've changed. Well something's lost, but something's gained In living every day I've looked at life from both sides now.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It's life's illusions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It's life's illusions that I recall. I really don't know life.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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