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를 꿈꾸며

by 호림

연초에 계획하신 일들이 잘 풀리는 편이신지요. 간혹 경품 행사에 참여할 때면 경품 당첨과는 거리가 멀어서 추첨운이 없는 편이라 '우연한 행운' 같은 것은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영어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예기치 못한 행운을 의미하는데 가끔 그런 일들도 삶에는 일어나기도 합니다. 허황된 로또 당첨의 꿈보다는 오래 그리워하다가 길거리에서 신기하게도 우연히 만나는 좋은 친구를 만나듯 그런 소소한 행운들은 삶에 활력을 줍니다.


꿈을 향해 자신 있게 한 걸음 내디딘다면, 자신이 그린 삶을 살기 위해 한 가지 시도를 한다면 평범한 시간들 속에서 예기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말처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며 간다면 누구나 자신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는 편이 더 합리적인 생활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설사 절체절명의 순간이 닥쳐도 거대한 세렌디피티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생의 1초라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이 경우는 가장 극적인 경우에 속할 것입니다.

1860년대 차르가 통치하던 시대의 러시아에서 문학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청년은 군주정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동료들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마침내 동료 5명과 함께 총살형 집행대에 섰고 검은 안대를 한 채 세발의 총성을 들었습니다. 그와 나머지 한 명이 숨죽이며 운명을 받아들일 찰나 차르의 전령은 두 명에게 10년간의 강제노역을 명했습니다.


어쩌면 덤으로 살아가는 듯 흥청망청 살 수도 있었겠지만, 삶을 예술로 만드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청년은 삶의 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를 글로 썼습니다. 청년은 감방에 갇혔을 때 바퀴벌레 한 마리가 지저분한 동물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소중한 친구처럼 느껴져 차마 발로 밟아 죽이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합니다.

생명의 소중함, 생의 찰나와도 같은 순간의 가치를 절감했던 이 청년은 세계문학사의 큰 별 도스토옙스키였습니다. 차르의 전령이 1분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러시아와 세계는 빛나는 보물 하나를 잃을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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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하나의 기적입니다. 우주의 시간 속에서, 엄마와 아빠가 만나고 사랑하고 그 정자와 난자가 엄청한 확률을 이겨내고 만나서 당신이 태어난 일이 기적이 아니면 어떤 것을 기적이라고 할지요.

지금 이 순간을 호흡하는 감사함으로 또 한주를 힘차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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