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능력

타악기 주자처럼

by 호림

딱 한 번 자신의 소리를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는 연주자가 있다.

신세계 교향곡 4악장에는

한 번의 힘찬 심벌즈 소리가 나온다.

오케스트라는 조화의 예술이다.

악기별 특색의 따라

시종일관 선율로 깔리는 소리가 있고

한 두 번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악기가 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자신이 연주할 부문의 악보가

새까만 연주자들이 있는 반면에

연주 파트가 시간적으로 짧은

팀파니나 북 같은 타악기 연주자도 있다.

타악기 주자들은

몇 번의 강렬한 자신의 소리를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타악기는

비록 짧게 일 부분에 등장하지만

기다림을 극복한 뒤의

그 강렬한 존재감이 빛난다.


실력을 기르며 준비한 사람은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정확한 음색으로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타악기 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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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도 자신의 연주가

빛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곤충이 있다.

자연이라는 웅장한 오케스트라는

지금쯤 매미가 동면에서 깨어나

슬슬 자신의 악보를 보면서

한여름에 힘차게 울어줄 것으로

믿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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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컷의 멋진 순간을 기다리며

카메라 셔터 위에 손을 얹고 기다리는

사진작가처럼,


단 한 번의 힘찬 연주를 위해 기다리며

시선에서 악보를 놓치지 않고

성실히 따라가는 타악기 주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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