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달리' 본 달리

살바토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by 호림

화가는 보이는 모습을 똑같이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그 많은 유파들은 사물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온 것이다. 회화만이 아니라 사물을 카피하듯 찍는다고 생각되는 사진도 빛의 노출량이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서 같은 사물도 다르게 보인다. 살바토르 달리는 실제로도 현실인식에 장애가 있었는데 이를 예술가로서의 축복으로 승화한 경우다.

작업실 안 그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달리(1951년)


달리가 남긴 숱한 일화는 정신적 장애가 있다고 생각할 요소가 많지만 대부분은 예술가의 기행 정도로 넘어가기도 했다. 은행에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꿀 때도 은행원이 수표를 먹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실랑이를 벌였을 정도였다. 스스로를 천재라 칭하며 과대망상적으로 보이는 언행을 일삼기도 했지만 그의 초현실주의는 회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어쩌면 달리는 이름처럼 현실을 '달리'보며 비틀어 해석하는 달인이었기에 정해진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정답인양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 진정한 천재였을지도 모른다.

<기억의 고집 The Persistence of Memory>(1931년), 살바토르 달리


자신의 루틴을 벗어나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설 연휴가 주는 선물이다. 물론 직업에 따라 혹독한 노동이 가중되는 배달노동자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에서 일하는 무수한 직종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있지만.


연휴에는 "먹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먹는지" 너무 오래되어 진부하게 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싶다. 나아가 일상의 리듬에서 탈출해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일하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일하는지" 살바토르 달리처럼 비틀어서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까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술사의 황금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