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편지

빗속을 뚫고 온 천둥

by 호림

카프카는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상처 주고 찌르는 책들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우리가 읽는 책이

정수리를 내리치는 타격으로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그걸 읽어야 하겠어?

......

우리는 이런 책을 필요로 해.

재앙처럼 영향을 미치는 책,

우리를 깊이 슬프게 만드는 책,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책,

모든 사람에게 떨어져

혼자 숲 속으로

추방된 느낌을 주는 책,

자살 같은 책,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 같은 책.

이게 나의 믿음이야

- 폴 오스터,

<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p. 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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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 결핵을 앓다가

고통스럽게 41세에 죽은 카프카는

이런 말을 남기며

어줍잖은 작가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생의 진정성을 찾아서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회의한 톨스토이도 그랬다.

크고 작은 찬사에 마취되고

의미 없는 유희에 자신을 맡기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걸

대문호는 생의 마지막에

더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인류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기도 하고

자진의 작품에 던져지는

무수한 꽃다발을 뒤로하고

간이역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졸저가 어떤 울림을 주었을까?

장마철의 세찬 비바람은

천둥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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