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예술

by 호림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언어입니다. 말은 내뱉기는 쉽지만 주워 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언뜻 쉬운 듯 하지만 품격 있는 언어구사는 때로 적을 친구로 만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적절치 못한 말로 사이가 멀어지거나 가슴에 못을 박는 말로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 수감장에 갔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들의 언어는 거칠었습니다. 본질보다 감정이 늘 앞서서 차분한 질의가 실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중에서 낭중지추의 언변으로 설득력을 지닌 의원도 보았습니다. 아 이런 정도라면 내 세금이 아깝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첨예한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것은 정치의 본질과도 같지만, 그래도 의원들이 이 말은 한 번 새겼으면 합니다. 비즈니스나 까다로운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모든 이들도 담아 둘 말이 아닌가 합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하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서 싸우겠다.”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이 말은 18세기에 활약한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말로 알려졌지만, 출처는 불분명합니다. 아무튼 볼테르는 이런 멋진 말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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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를 묘사한 전기 작가는 볼테르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살아 있었고', 인간으로 존재했으며, 분노보다 권태를 두려워했고, 인생의 파도를 잘 버티는 사람과 굳건하게 이겨 넘기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감사를 표했다.


볼테르는 왕정에 맞서고 어떤 사람이라도 그 예리한 펜으로 신랄하게 풍자할 수 있는 배짱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깊은 식견이 남긴 문장과 언어구사는 적을 동지로 만드는 힘을 지녔습니다.

매일 천냥 빚을 갚을 말로 상대를 대한다면 말 실수는 좀체 하지 않겠지요. 말은 음악이나 미술처럼 전문적인 교육이 없어도 쉬이 내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때로 어떤 예술의 표현보다 절묘해야 하기에 쉽고도 어려운 수단입니다.


품격있는 언어는 아름다운 음악 같은 리듬이 있습니다.

(319) 로망스 / Romance -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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