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모험

by 호림

명절에 친지들과 어린 조카나 친구들을 만나 직업이나 장래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다들 고임금과 직업의 수명주기가 긴 직장을 얘기한다. 거기에 적성이라는 변수까지 더하면 모두가 뜻대로 직업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직업적 안정과 수입은 가정을 꾸리고 예측 가능한 많은 일들을 계획할 수 있기에 본능처럼 외면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당장의 호구책 때문에 배움이나 미래를 저당 잡히면 그 또한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최장수 방송진행자로 잘 알려졌던 송해 선생은 생전에 적금을 든 적이 없다고 했다. PD가 바뀌거나 프로그램이 개편되면 직장을 잃기에 늘 그만 둘 각오로 일했다는 것이다.

의학도 베를리오즈, 법학도 슈만이 실험실과 법전을 평생 벗삼았으면 긴 세월을 살아남은 아름다운 선율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앙리 마티스나 에두아르 마네도 가족이 원하는 길로 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고집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현재를 든든히 살아갈 울타리를 만들고 살아가면서도 영원을 사는 지혜를 생각하는 일은 예술가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안에는 안전한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과 위험한 영원을 찾는 두 마음이 있다.


그렇지만 안전한 모험은 존재하기 어렵다. 모든 배는 풍랑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항구에 정박해 있을 수만은 없다.


A ship in harber is safe, but that's not what ships are builf for.

배의 존재 이유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이 아니라 항해에 있다.

- 생텍쥐베리


(554) 58- 폭풍항해 (Storm Sailing) - Chevaliers De Sangreal (Hans Zimmer)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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