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다빈치

by 호림

지금도 어딘가 잠자고 있는 다빈치의 작품은 없을까.


2017년 크리스티에서 4억 5천만 달러에 낙찰되어 압도적인 최고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었던 그림은 박물관이나 유명 갤러리가 아니라 지금 어딘가의 수장고에서 고이 보관되어 있다.


러시아 재벌은 이 그림을 1억 7천만 달러에 사들여 두 배 이상 남겼으니 이런 천문학적인 금액의 횡재도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7천만 불 정도에 구입한 갤러리스트의 농간을 알아첸 러시아 재벌은 곧 갤러리스트와 소송을 벌이고 신뢰를 잃은 중개상은 곧 업계를 떠나는 지경이 되었다. 세상은 그림의 진위까지 의심을 했지만, 끝내 크리스티와 재벌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홍보는 성공해 고가에 낙찰되었다. 크리스티의 경매 전략은 "남자 모나리자"라는 콘셉트와 신비주의였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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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마약, 매춘과 함께 공공연한 탈법과 탈세가 이뤄지는 영역으로 미술품 거래가 거론되곤 하기에 거래의 주체와 정확한 금액이 베일에 싸인 경우도 있다. 워낙 고가인 이 경우라 CIA까지 나서서 조사하고 곧 매수자가 알려졌다. 빈 살만으로 추정되는 사우디 왕가의 소유로.


남자 <모나리자>로 포장되어 대성공을 거둔 <살바토르 문디>가 세상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고작 1천7백 달러에 뉴욕의 미술품 거래상의 손에 들어왔을 때였다. 그림은 그야말로 그 금액에 어울리는 조잡한 비닐 포장에 담겨있었다. 이후 정교한 복원과정과 전문가의 감정, 런던 국립 미술관 전시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천문학적인 거액의 그림으로 돌변했다.

"다빈치의 것이라고?" "금액 따지지 말고 무조건 사들여" 이렇게 러시아 재벌이나 사우디 왕가에서나 손댈 수 있는 그림이 또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까?


<살바토르 문디>의 드라마틱한 거래과정은 가치가 어떻게 발견되고 만들어지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미술품의 거래 과정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욕망과 가치의 갈구 같은 근원적인 문제도 생각하게 된다.


당신 안의 숨은 다빈치도 언젠가 <살바토르 문디>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림처럼 그것을 발견하고 복원하는 일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8) Capricho Arabe (F. Tárrega) - Alexandra Whittingham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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