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건강에 해로운데 너무 심하게 하지는 말고 적당히 놀아야지! 가끔 제자나 후배들에게 하는 조크다.
문화의 암흑기라 할 서양의 중세에도 이런 가사가 있었다. 지금은 클래식 음악의 울타리로 들어와서 연주되고 있다.
다 함께 공부하지 말자! 빈둥거리면 재미있지. 젊었을 때 달콤한 걸 즐기고, 골치 아픈 문제는 늙은이들에게. 공부는 시간 낭비! 여자와 술이 최고! 사랑의 황금빛 신께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네......
지금은 클래식 음악 영역으로 들어와서 연주되고 있는 곡의 노랫말이다. 이 곡은 무려 900년 전에 만들어진
<카르미나 부라나>라는 곡인데, 라틴어 가사는 일종의 민요처럼 특정한 작곡가 없이 채집된 노래이다. 가끔 현실의 팍팍함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이 가사의 정서를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노랫말처럼 일상이 도배된다면 최소한의 루틴과 리츄얼을 잃어버려 다시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삶이 망가질지도 모른다. 삶의 ‘디폴트 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크고 작은 시련에 흔들이지 않고 버텨낼 힘이 있다.
첼로의 성자였던 파블로 카잘스 옹이 93세에도 매일 연습을 거르지 않았듯 루틴은 힘이 세다. 깊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평생에 걸쳐 다듬고 작품으로 만든 것은 생명력을 지닌다. 우리는 그것을 클래식이나 고전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매일 의미있는 루틴을 지속한다면 결국엔 삶도 클래식이 될 것이다.
내 리츄얼과 루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가벼운 체조로 아침을 열었다. 이제 신발 끈을 매는 다음 디폴트 값이 기다린다. 아직 클래식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도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