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이즈 굿

by 호림

5월, 신록도 절정의 푸르름을 뽐내고 "나우 이즈 굿" 이 어울리는 말이다. 5월은 고맙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인사할 일들도 많다.


휴일의 한토막을 베어내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다코타 패닝의 청순미가 처연한 슬픔으로 나를 아프게 했던 기억에 <나우 이즈 굿>을 다시 보았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널 즈음 내려진 시한부 인생 선고에 테사와 가족들은 울부짖지만 그 와중에 테사는 남은 생을 어떻게 살지 위시 리스트를 작성해 본다. 어른 들은 이것저것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테사에게 그런 금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기에 그 빛나는 젊음을 발산하고 싶을 뿐이다.


연애를 목표로 한 순간, 테리우스 왕자가 나타나고 아담이라는 청년이 태사의 친구가 되었다. 인상 깊은 장면이 떠오른다. 둘의 연애가 무르익어갈 때 아담이 테사에게 뭘 바라느냐고 묻자 그냥 같이 있어 주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어느 간호사가 간호하는 할머니와 화투를 치는 모습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주는 것 그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을지도 모른다.


생전에 이어령 선생이 가슴 아픈 기억을 말한 적이 있다. 먼저 죽은 딸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를 떨구면서도 잊지 못할 순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딸이 한창 놀 여섯 살 무렵 놀아달라며 서재의 문을 빼꼼히 열고 응석 부릴 때 젊은 아빠는 글쓰기가 바쁘다며 조용히 하라며 문을 닫은 기억을 떠올리며 딸의 시신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고 그랬을까 노신사의 눈물은 하염이 없었다고 했다.


인간은 어쩌면 모두 시한부로 살고 있다. 테사처럼 지극히 짧은 삶이 예고된 경우가 아니라 잘 모르는 것뿐이다. 100세를 넘길 수도 있는 여생이 기다리기에 길다고 느끼는 시간조차 굳이 우주의 시간을 말하지 않아도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남은 예술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일 뿐이다.


스승의 날에 돌아본다. 나를 사랑했던 스승들은 내 눈높이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따뜻한 눈길을 주신 분이다.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는 말처럼.


어제 끝난 사랑도 있고 새로 시작하는 사랑도 있고

그래도 세상은 끝없이 돌아가고 있어요......

좋아하는 칸초네의 가사가 마음에 들어온다.


(242) Il Mondo(일몬도) - 유채훈(YOU CHAEHOON) 가사(Lyrics)/발음/해석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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