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myKoi
어제는 손톱이 갈라져 있길래 뜯었다
간단하게 뜯길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뿌리째까지 갉았고
피가 생각 외로 철철 흘렀다
지금껏 존재 없이 나를 이루다 하얀 손끝에 제 모습을 붉도록 칠해가는 모습을 보곤
가득 찬 곳간도 생각지 못하게 술술 새어버리는데
이렇게나 팡 하고 터져버려도 되는 걸까 싶었다
나는 기운이 좋은 편이다
아마도 그렇다
운이 좋았으니 그렇게 말해도 무방하다 생각한다
겹쳐오는 힘든 일은 여태 겪지 않은 것 같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최악을 생각한다
최악은 도대체 어딜까 하면서 가끔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골라서 한다
그렇게 희망을 운으로 여기며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삶에 이끌린다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 만나지 마세요.”
나를 닮은 이의 손을 꼭 붙잡고는 눈을 올곧게 뜨며 말했더랬다
실은 내가 가진 태생의 비밀이다
“지금 하고 있는 그 일, 하지 마세요.”
나를 품은 이의 눈치를 보면서 관상이 그렇다며 말했더랬다
그 일 덕분에 먹고 싶은 것들을 먹으며 살 수 있다
세상엔 오직 필연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은 맞물리지 않은 모습을 하고 삶을 살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은 어딘가 언짢도록 소름 돋게 한다.
“엄마, 옛 전에 스님께서 나 딱 보시곤 뭐라 그러셨지?”
“취미생활하면서 좋아하는 일로 돈 많이 벌구 오래오래 잘 산대.
아, 애도 많이 낳는대.”
“아빠, 스님이 그러셨대. 진짜야?”
“그냥 덕담이지 뭐. 근데 너 이름 뜻이 네 재주가 끝까지 간다는 의미야. 그게 참 좋은 것 같더라고.”
당장 내 곳간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는데
신나도록 터져버려 줄줄 새는 것 같았다
기분이 좋긴커녕
아, 나는 사주도 보지 않았는데
덕담의 저주가 영생으로 이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주는 보면 타고난 팔자가 달라진다는데
그니깐 죽어도 사주는 안 볼 텐데
그저 웃음을 부적으로 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