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갈 길 가는 시기

by Matricaria

순박한 웃음들이 질령나는 시기가 있다.

알고 지내던 것들이 희미해지는 시기가 있다.

익숙함에 속지 않으려고 버둥거리지만 익숙함이 버거워지는 때가 있다. ‘그러게, 그러게~ 어디 새로운 도파민 없나?’ 흥얼거리며 시선이 사방으로 튀게 된다.


사방으로 튄 시선은 원래의 것들에 스파크를 일으킨다. 아마 피해자가 몇몇 속출했을 것이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영문도 모른 채 데인 자국이 따갑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어떡하나, 사방으로 튄 시선도 다, 제 삶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을 뿐.


한 가지 안심해도 될 부분은, 피해자마저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파크를 일으켰을 것이다. 내로남불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식인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주 가끔 사무치게 외로울 때가 있다. 홀로 굳건히 설 수 있음에도 따스한 품을 그리워할 때가 있다.


연인과의 사랑과 일맥상통하게, 나도 모르는 사이 데인 자국을 보며 오만가지 자학의 생각을 낳는다. 그럴 때 시절 인연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분명, 너였기에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존재만으로도 위안이라고 한 번 더 되새겨야 하겠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곁을 지켜주는 사람에겐 한없이 고맙고 끝없이 소중하도록 감사하다고 말해줘야 하겠다.


작은 꿈이 있다면… 앞 마당을 매일같이 정돈하는 터줏대감이 되고 싶다. 지칠 때 언제나 찾아오라고. 저 멀리서 걸어오면 꼭 껴안아줄 마음으로 차를 우려놓을 테니, 마음 편히 짐도 없이 그저 몸만 건강히 오라고. 부지런히 살아서 너희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뒷짐지는 터줏대감이 되고 싶다.


태평하게 꿈이나 꾸는 걸 보니 분명 해이해졌다고 꾸지람을 듣겠다. 하더라도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았구나~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모두 사랑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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