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여워. 네가 귀여운 걸 너무 잘 안다고? 헉, 한 번 더 말해달라고?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하라고?
우선 이게 뭔가 싶으신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나도 이 말들을 듣고있자면 주먹이 마렵다. 그러니 너무 노여워 마시라.
쉴 새 없는 애정표현에 진절머리가 난 나의 반응을 보고 또다시 놀리는 그의 장난이다. 너도 역시 같은 ‘사람’이었음을 느낀 나날들이었지만 너여서 모든 게 용서가 되고 되레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
하지만 바다가 눈앞에 있을 때 나를 바라보고 웃지 마.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 모아놓은 곳에서 사랑을 읊는다면 당장의 순간을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어서 나의 일상을 싫어하게 될지도 몰라.
그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걸 즐기는 사람이야. 소소함이 깃든 맑은 공기에 감동을 하고 따뜻한 밥을 먹으면 ‘한 끼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하며 오랫동안 식사를 음미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꼭 껴안고 싶어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든다면, 무조건 실행해야 하는 사람이야.
머문 자리는 항상 새것처럼 깨끗하고 예쁜 너를 닮은 손수건을 챙겨 다녀.
끈적인다면서 로션과 선크림을 바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뜨거운 바람 앞에서 얼굴의 모든 부분이 일그러지도록 찡그리지만 그 모습이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사람이지.
걷는 것을 좋아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하루를 알차게 쓰고 일찍이 잠에 들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새근새근 자는 사람이야.
햇빛을 싫어하지만 그 아래에서 고군분투하며 애써 긍정을 짜내는 나를 좋아하고, 나의 작은 손을 잡을 때 재밌어하는 사람인 것 같아 아마도.
사진 찍히는 것을 부끄러워해서 카메라만 들면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렌즈를 피해서 내 갤러리에는 그의 뒷모습과 애써 찍힌 뾰로통한 사진이 가득이야. 그런데 나에겐 라이브 기능이 있지. 하하 약오르지롱.
여하튼 그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너를 읊어보고싶었어. 그냥 그렇다고.
널 만나고 펀치 실력이 늘었어. 네가 모든 오락실의 펀치 기계 기록을 하나하나 깰 때마다 진심으로 세상을 제패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모습이 너무 웃겨. 너의 움직임을 보고 자세를 잡아서 그런지 나, 싫어하는 사람의 명치는 아주 세게 때릴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아. 아, 이러려고 주먹 쥐는 법을 알려준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나한테 잘 해.
비록 나는 너보다 키도 작고 작고 또 작지만 오랫동안 나의 손을 잡아줬으면 좋겠어. 갑자기 물어보는 상식 퀴즈에 놀라서 어버버하고 쉬운 한자도 못 읽지만 네가 선택한 나니까, 네가 안고 살아야 할 문제야. 농담이야. 너를 만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느끼곤 하는 요즘이야. 내가 사는 이곳에서 한 학기를 또 보내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우리 그때 다시 보고 이야기해 보자. 누가누가 더 똑똑한가. 아임저스트키딩.
너에게선 포근한 향기가 나. 상표에 일랑일랑이라고 표시되어 있을 것 같은 샴푸 향기에 부드럽게 곱슬거리는 너의 머리칼이 합쳐져서 그런지 평생 너를 꼭 끌어안고 너의 향기만 맡고 살고 싶어. 뽀송한 얼굴을 하고 긴 두팔로 나를 맞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가을 속에만 존재했던 너의 웃음은 책에 써져있는 가볍고 무거운 농담을 발견하는 것, 잘 익은 자두와 토마토가 햇빛을 받아 제 모습을 반짝이는 것, 추운 겨울날 손끝 시리도록 거리를 배회하다가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향연을 보고 몸 구석구석이 따뜻해지는 것과 같은 모습을 띄고 있어. 너는 나에게 그토록이나 기적이며 행복이라고 조금 무겁게 말하고 싶었어.
항상 웃고 다녔으면 좋겠어. 이젠 너의 웃음을 많이 못 볼 생각에 벌써 속상하고 눈물을 머금게 되지만 어쩌겠어, 너와 나의 마음이 온전히 떳떳해질 때에 하루 종일 같이 있자. 같이 아침을 읽고 밤을 음미하자 그때는 꼭 이야기들로 새벽을 채우는 거야. 알겠지?
온 마음 다해 살다가 그렇게 평생을 기다리다가 네가 가득 찬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어도 상관이 없으니 말이야, 맑은 미소 머금고 살아.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
욕심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시점보다도 더 나중에 낼게. 네가 마음 편히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큰 파도가 밀려오면 몸과 마음이 모두 아려서 눈앞에 펼쳐지는 정경을, 광경을, 가슴 터질 듯한 감동에 넣어서 흐르도록 가벼운 눈물을 무겁게 흘리는 경험을 했어. 내가 나 스스로의 구원이라 믿었는데, 내 삶은 그저 너였고 매 순간이 너였네.
유독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너에게 사소한 것들, 나에겐 잊지 못하도록 사소하지 못했던 너의 삶들이 모여서 너의 존재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
꽃을 닮은 네가, 흐르도록 세상에 깊이 관여하는 네가,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네가 선사해 주는 사랑은 그 어떤 것과도 맞바꿀 수 없고 비교할 수조차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야. 진심으로 고마워.
꿈을 꿨어. 초록빛 가득한 세상에서 너의 손을 잡고 지칠 때까지 뛰어다녔지. 너의 웃음은 순백으로 가득해서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너를 더 빛나게 했어. 진심으로 치장한 차분한 미소를 하고 우린 점점 느릿하게 걸었지.
평생을 그렇게 쫓겨 살아오다가 넘치도록 풍성한 마음을 하고 풀내음 가득한 땅의 감각을, 부드럽고 매끈한 네 손의 감각을, 뜨거운 하늘 속 한줄기 시원한 그림자의 어둠을 차근차근 느껴보려하니 지나치게 어색했지만 꿈속에서 또다른 꿈을 꾸듯 세상에 너와 나 오직 단둘만 존재하는 기분이었어.
너는 순간의 기분들이 익숙해질때쯤 나긋한 목소리로 세상을 내 품에 안겨주고 눈부신 윤슬을 읽어줬지. ‘사랑해’라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이야기를 읽어봐야겠어. 우린 어느 점이 같고 다른지 어느부분이 광음이고 어느조각이 벌어진 틈인지 혹은 어느각도에서 가장 예쁘고 행복한지 말이야.
그리고나서 감정을 기록할때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그려지는 이야기는 너였으면 좋겠어. 먼지 한톨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빼어난 인물이 사랑하는 것들을 꼭 껴안고 또다시 꼬옥 껴안는 이야기.
행복을 후회하고 선택을 원망하고 사소함이 단점이 되겠지만 그 모든걸 껴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바램이야.
삶을 선사해줘서 고마워.
내 마음에 부는 바람이 되어줘서 고마워.
맑은 갈색빛 눈동자로 나를 비춰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안온하게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