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붕어빵, 먹어요

by 딜리버 리

오늘 배송구역은 자갈치역 인근으로 바닷가 근처라 바람이 드센 데다 이틀 연속 비까지 내려 제법 쌀쌀하다. 배송할 땐(뛰거나 빨리 걷느라) 몰랐는데 탑차에서 물건 찾는데 콧물이 뚝 흐른다. 모양 빠지게!


장갑 낀 손으로 콧물 훔치며 다음 배송지 물품을 찾는데,

-저기요?

-(택배기사를 부르는 건 차 빼달라거나 아님 자기 물건 먼저 달라는 거라 일단 경계!) 예?

-추븐데 고생 많지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요. 뭐

-날도 추븐데 택배 기사양반들 진짜 고생 많더라

-(으음… 다음 상황이 뭘까?) 무슨 일로?

-아~ 맞다. 붕어빵 먹어요

-네?

-이거 저 앞에서 줄 서는 붕어빵 맛집인데, 따신 거 먹고 힘내요. 맛있어요.

-(어어~ 예상 밖이라 당황) 아이고~ 고맙슴다

-뜨실 때 무거요

그리곤 뒤도 안 돌아보고 간다. 바닷바람보다 쿨하게!

-(뒤에서 큰 소리로) 아지매, 진짜 복 많이 받아요!

아지매 돌아서며 씩 웃곤 간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그가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기 전엔 그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진심이 뭐냐, 어떤 마음이냐, 마음이 그렇게 쉽게 바뀌냐며 따지는데, 그의 행동으로 이미 마음은 전해졌음에도. 자신의 욕심으로 언제든 마음은 돌변한다. 그런 마음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행동이 달라졌다면 처음엔 안 그랬는데 지금은 왜 이러냐, 달라졌나 묻고 따질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내가 생각한 수준의 마음이 아니었거나 마음이 변한 거니까. 울고 짜고 해 봐야 늦었고 소용없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내주는 붕어빵을 받은 기분 좋게 추운 날, 지금껏 먹어본 중에 최고 맛난 붕어빵을 먹은 오늘, 끊어내(야하)는 마음이 가슴에 사무치게 아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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