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 있는 주목
덕수궁에 갔어요.
장욱진 회고전을 놓칠 수 없어서요.
항상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
끝날 시기가 되서야 화들짝 놀라며
총총 걸음으로 향합니다.
주말인데 방학인데 사람이 너무 많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무를 보지 않던 나와
나무를 보기 시작한 나로
나뉠 수 있다고 예전에 말한 적 있습니다.
수없이 많이 다닌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
이제야 나무들이 보입니다.
화살나무, 주목
와! 이런 화살나무라니!
이런 주목도 처음이야!
빌라나 아파트 앞 화단에 있는,
성미산에도 낮게 관목처럼 빼곡히 자리잡은
그 주목과 화살나무와는 사뭇 다릅니다.
와! 이래서 나무구나 싶습니다.
아이도 이야기합니다.
집 주변 나무들은 맨날 잘라 버리나봐
주목은 줄기가 붉어서 주목입니다.
상록침엽수여서 겨울에도 파란잎을 유지하는데요,
정말 느리게 자라는 나무여서(1년에 1~2mm)
저렇게 크게 자란 나무는 수령이 어마어마할 거 같습니다.
책 <궁궐의 우리 나무>에는 덕수궁 주목 이야기는 없네요.
겨울이 다가오면 통통하고 탱글탱글한 빨간열매가 열립니다.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속에 갈색 씨앗이 하나 들어있지요.
살아서도 천 년, 죽어서도 천 년이라 불리는 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