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잡기> 마크 헤이머 글, 황유원 옮김, 카라칼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어요.
한 1/5 정도 읽었는데,
언제 두더지 잡기가 시작되나 싶어요.
아직 두더지 잡기의 '두'도 시작 안했거든요.
그런데 자꾸 손이 가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는 거리가 좀 멀지만
읽고 있으면 주변이 조용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자꾸 그 고요안에 머물고 싶어지나 봐요.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새록 떠오르는 책입니다.
20여 년 간 정원 일을 하며 생계를 위해 두더지잡이를 한 마크 헤이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소설일까요, 에세이일까요. 분류로는 에세이로 되어 있습니다. 부제는 '노년의 정원사가 자연에서 배운 것들'입니다.
여기서 나온 별코두더지에요. p.61
'별코두더지는 북미의 축축한 늪지대에 살며, 개울과 늪의 밑바닥에서 딱정벌레와 무척추동물을 먹잇감으로 찾아다닌다. 녀석의 몸은 유럽두더지보다 조금 크고, 거대한 손은 유럽두더지와 무척 비슷해 보이지만 꼬리는 더 길고 두껍다. 가장 명백한 차이는 별코두더지의 코끝에 있는 지름 1센티미터가량의 '별'인데, 녀석은 그것을 이용해 주변을 살피며 나아가고 먹이를 발견한다. 두더지의 코는 진동에 민감한 매우 독특한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별코두더지의 경우 이 기관은 그 모습과 움직임이 말미잘과 꽤 유사한 스물두 개의 분홍빛 손가락 모양들로 발달했다. 녀석들은 인간의 눈이 따라갈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먹이를 발견하고 붙잡고 먹을 수 있다. 별코두더지는 종종 물에 잠기고 마는 굴을 만든다.'
유선형의 몸과 윤기가 흐르는 털이 촉촉하고 부드러울 것만 같지만 직접 만나면 음... 땃쥐목이니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겠지요? 저 별! 한 번 보고 싶기는 하네요.
이 책에 있는 그림은 작가가 그린 것은 아니고 19, 20세기에 도감에 나오는 그림들이라고 하네요. 원서에 있는 그림은 어떤걸지 궁금해집니다.